[우리말바루기] ‘구좌’는 ‘계좌’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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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극심한 경기 침체는 부자들에게도 예외가 아닌가 보다. 얼마 전에는 연예인과 강남 부유층 등이 포함된 소위 귀족계 가운데 하나가 파산해 계주가 구속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 계의 경우 회원의 상당수가 1억원 하는 구좌를 두 개 이상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무려 열 개의 구좌를 가진 계원도 있었다.

이처럼 계를 들 때 기준이 되는 금액을 일반적으로 ‘구좌’라고 부른다. 반 구좌를 들 수도 있고 여러 개의 구좌에 가입할 수도 있다. 계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인 ‘구좌’는 은행 구좌, 보험 구좌 등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구좌(口座)’는 일본식 한자어다. 일본식 한자어란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 쓰는 한자 어휘를 말한다.

‘구좌’의 우리식 용어는 ‘계좌(計座)’다. ‘계좌’는 은행의 예금계좌를 생각하면 의미가 쉽게 다가온다. 금융기관에 예금하려고 설정한 개인 명의나 법인 명의의 계좌가 예금계좌다. 부기에서도 쓰이는 용어다. 은행 예금은 대부분 ‘계좌’라고 제대로 부르지만 계와 관련해서는 유달리 아직까지 ‘구좌’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곗돈의 ‘구좌’ 역시 ‘계좌’로 불러야 한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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