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경조비 5년간 7억지출 - 이용남 前한보사장 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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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회로 자리를 옮긴 16일 한보청문회에서는 이용남(李龍男)전한보사장의 로비행태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李전사장은 김종국(金鍾國)전한보재정본부장,박승규(朴承圭)한보문화재단이사장과 함께 그룹내 로비 3인방으로 꼽히는 인물.

특히 그는 뭉칫돈을 먼저 쓴뒤 사후 결재받는'선지출 후결재'의 파격적인 로비수법을 구사한 점이 밝혀져 주목을 끌었다.

그는“개인적으로 아는 의원이나 관료들에게 재량권을 갖고 후원금이나 경조사비를 전달했다”고 진술했다.92년에서 96년까지 5년간 월 1천만원 이상씩 7억5천만원의 경조사비를 사용했다는 것.로비 액수는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1천

만원까지 다양했다.

그는“누가 개별사안에 대해 그때그때 하겠느냐”며“설과 추석때 경조사 지원금으로 줬다”고 말해 특정사안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로비대상을 관리하는 한보 특유의 로비수법을 공개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권 로비창구로 사월회와 민주당 이중재(李重載)의원이 회장인 국회 고대교우회를 지목했다.96년 8월 고대교우회 20명이 참석한 골프모임에 간 사실도 공개했다.또 윤진식(尹鎭植)경제비서관을 두차례 만나는등 접촉대상이

청와대로도 번졌음을 시인했다.그러나 다른 증인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해당 정치인들의 명단을 공개하진 않았다.“검찰 조사를 받는 정치인들이 이용남리스트가 아니냐”는 추궁에“누를 끼쳐 죄송하다”“대가성이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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