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뉴욕서 3者 후속회의 - 북한 先식량지원 철회 4者회담 수락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북한의 4자회담에 대한 공식입장을 듣는 3자설명회 후속회의가 16일 뉴욕에서 열린다.

한.미 양국은 지난 1년동안'조건 없는 4자회담 수락'을 북측에 거듭 요구했다.북한은 이에 대해 선(先)식량지원을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선식량지원 요구를 철회했다.한.미 양국은 4자회담 개최와 함께 대북 식량지원에 나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북한이 선식량지원 요구를 철회한 배경을 두고 전문가들은 북한이 진정으로 원한 것은 한.미 정부가 실제로 식량을 지원할 것이라는 믿음이었는데 이에 대해 어느정도 확신을 갖게 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북한 식량문제가 국제화되기 시작한 95년3월 북.일 쌀회담때도 북한은 한.미.일 정부의 식량지원 의사를 확인한뒤 경수로 후속협상을 마무리지은바 있다.

이번에도 북한의 선식량지원 요구는 한.미.일 정부의 대북정책이'봉쇄'인지'참여'인지에 대해 북한식으로 질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정부의'민간차원 쌀지원 허용'과 유엔 대북식량지원에 미국이 참여한다는 발표에서 나름대로 해답을 얻었기 때문에 조건을 철회했다는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따라서 북한은 한.미 양국의 4자회담 제의 1주년이 되는 이날 조건없는 4자회담 수락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이와함께 18일로 예정된 북.미 준고위급 회담에서 연락사무소.미사일회담.미군유해발굴및 송환등 북.미 현안 역시 일괄 타결될 전망이다.

한.미 양국은 곧 일정 규모의 대북 식량지원에 나설 것이고 미국내 북한자산 동결해제등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도 잇따라 발표될 예정이다.

김정일(金正日)의 권력 승계를 앞두고 있는 북한으로선 김정일이 북.미 관계정상화를 통해 김일성(金日成)의 유훈을 관철했다고 선전할 수 있으며 대외 개방의 발판을 마련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한.미 정부는 북한의 급속한 붕괴과정에서 생길지 모르는 위험을 4자회담이라는 틀로 어느정도 방지할 수 있다.

남.북한과 미.중이 한반도 평화체제라는 4자회담 목표를 손쉽게 달성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북한의 4자회담 수락은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상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