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매각 경영정상화 충분 - 진로그룹 자구노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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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삼미.한보부도사태 이후 심각한 자금난을 겪어왔던 진로그룹이 대대적인 자구노력에 나섰다.'알토란'같은 양재동 화물터미널부지 3만평을 비롯해 아크리스백화점,의정부와 청주에 있는 진로백화점등을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진로 관계자는“증시에 부도설이 나돌면서 제2금융권에선 만기가 된 어음이 계속 돌아오고 은행은 한보사태로 지원이 예전같지 않아 차제에 획기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진로는 재계 순위 19위 그룹.88년 장진호(張震浩)회장 취임 당시 9개사에 불과했던 계열사가 현재는 22개사로 늘어날 만큼 확장 일변도로 사업을 늘려나갔다.

그룹의 주력업종인 술과 생수는 비교적 장사가 잘됐으나 새로 시작한 업종은 초기 투자비용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특히 아크리스백화점은 지난해'진로유통'에서 백화점으로 개조하면서 적자가 5백4억원에 이르렀고,진로건설도 재개발 아파트

의 공사지연등으로 3백45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그룹의 자금사정을 어렵게 했다.이 과정에서 외부자금에 지나치게 의존,자기자본비율이 4.3%로 떨어졌으며 은행여신 1조2천억원등 부채가 3조원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한보사태를 맞아 제2금융권에서 만기 어음을 돌리는 바람에 지난 두달간 4천억원을 상환했다.게다가 이달중에도 2천억원이 만기가 돼 돌아오게 돼있다.

업계에서는 이날 발표한 자구노력으로 진로는 경영이 충분히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 업종인 소주와 양주는“없어서 못팔 정도”로 영업이 잘되고 있고 그동안 고전하던 아크리스백화점도 매출액이 하루 평균 6억원으로 올라서는등 경영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또 독일과 합작으로 러시아에 세운 연구소에서 개발한 각종 신

기술이 상품화될 경우 예상외로 빠른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한편 상업은행등 거래 은행들은 진로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지원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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