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 불가능한 전자열쇠 - 반도체칩 사용 비밀번호 수시로 바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복제와 비밀번호 해독이 불가능한 보안장치가 개발됐다.'전자열쇠'로 불리는 이 장치는 서울구로동 유통단지안에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마이더스테크놀로지사에서 최근 만든 것.

기계식으로 열쇠를 자물통에 넣어 돌려 여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칩(열쇠)과 변환집적회로(자물통)가 접촉할때 비밀번호를 확인하고 자물통이 열리는 방식이다.그러나 이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는 한번 열 때마다 달라진다.반도체칩이 접촉하는 아주 짧은 시간에 수십만개 이상의 비밀번호가 스쳐지나가다 다음에 사용할 새 번호가 선택되기 때문이다.새 비밀번호가 어떤 것이 될지는 제조업체조차 알 수 없다고 한다.자연 복제와 비밀번호 해독이 불가능하다.

이 장치의 핵심은 반도체칩의 비밀번호를 수시로 바꾸도록 설계된 변환집적회로.열쇠 역할을 하는 반도체칩은 42억개의 비밀번호를 저장한다.결국 42억개의 열쇠꾸러미 가운데 다음에 사용할 열쇠를 임의로 골라내는 방식인 셈이다.기존의 비

밀번호식 잠금장치와 달리 비밀번호를 기억할 필요도 없고,보안을 위해 인위적으로 번호를 바꾸지 않아도 된다.

반도체칩이 내장된 열쇠의 크기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5㎜,두께는 1㎜이하로 만들 수 있어 카드와 반지.볼펜등에 간편하게 부착해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열쇠(반도체칩)가 부착된 카드나 반지등을 자물통에 슬쩍 스치면 열린다.여러 사람

이 열쇠를 나눠 가져도 각각의 열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돼 있다.회사측은 가정용 도어열쇠는 물론 오디오.TV등 가전제품의 사용을 제한하는 잠금장치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이더스사의 하재홍(河在鴻.33)사장은“현재 수입돼 시판중인 수백만원짜리 지문감식 열쇠도 면밀한 추적에 의해 복제가 가능하지만 이 장치는 이보다 훨씬 싼 가격에 안전하게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가정용 도어장치는 개당 3만원 수준에서 만들수 있다고 회사측은 주장한다.마이더스사는 이 장치의 응용을 위해 국내 가전사.L중견그룹등과 사업제휴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고윤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