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뒤 2.5등급 올릴 자신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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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학원의 성공은 학생 생활관리서 결판 전담교사 12명 채용했죠”

청평비타에듀 기숙학원 정병관(52) 원장은 학원가에서 20여 년간 강사와 원장으로 활동한 사교육계의 터줏대감이다. 전남 보성 출신. 7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정 원장에게 ‘호남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아쉬움(?) 그 자체였다고 한다. 시골학교에 다니느라 대입 정보가 부족했던 건 물론이요, 군사정부 시절 ‘전라도’ 지역은 교육의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고. 그가 교사의 길을 선택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공부는 웬만큼 했는데, 괜히 공무원 한다고 하면 지역텃세 등 골칫거리가 많을 것 같았어요. 교사라는 직업은 적어도 그런 생각 안 할 수 있으니까…. 학생들만 열심히 가르치겠다는 마음이었죠.”
대학졸업 후 6년 여간 강남과 분당 지역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지내면서 많은 애제자를 얻었다. 그러나 입시위주의 학교수업이 싫었다.“어치피 입시위주 수업을 해야 한다면 좀더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었어요. 그래서 학원가로 진출하게 됐죠. 당시 돈을 쫓아간다는 비난도 받았지만, 돈보다는 많은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하고 싶었던 게 솔직한 심정이었어요.”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학원
 1988년 2월 강남 학원가로 나온 정원장. 독특한 전라도 사투리와 억양때문에 점차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10여년동안 강남의 유명 단과학원에서 전 강좌 마감행진을 이어갔다. 1개월 평균 수강생만 2000명에 이르는 스타강사가 됐다. 인기를 등에 업고 그는 2000년부터학원장 경험을 쌓기 시작한다. 지금은 없어진 분당의 한 재수종합반을 맡아 ‘분당지역 1000명 수강생’ 신화를 만들어냈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신뢰받는 학원’을 만들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성과였다. 정 원장은 성공비결을 2가지로 요약한다. 첫째는 원장이 직접 강의를 한다는 게 학생·학부모에게 어필한 것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직접 강의를 하다보면 절대 거짓말을 할 수 없다”며 “진실한 마음으로 강의하고, 학생 하나하나의 성적과 생활을 직접 챙기니 그만큼 신뢰가 쌓여 수강생이 늘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두번째는 냉정한 학부모 상담의 결과다. 하루 4시간씩 자며 입시추이를 분석하다 보니 개개인의 정확한 성적분석과 진로상담이 가능해 진 것. 그는 “2가지만 있으면 학원은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지난해 말 지천명의 나이(50세)를 넘긴 정 원장은 또 한번의 도전을 시작했다. 비타에듀 최초의 기숙학원인 청평비타에듀학원의 원장으로 새롭게 부임한 것. “이젠 나이도 있잖아요. 고즈넉한 청평지역에서 좋은 학생들을 길러내며 노후를 맞고 싶습니다.”

강의실 집중력 향상시스템 인기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상천리에 위치한 건물의 3개층(2400평, 수용인원 350명 규모)을 빌려 3개월동안 자신이 직접 강의실과 식당, 독서실과 숙소를 꾸몄다. 강의실마다 집중력 향상시스템을 설치해 학습집중도를 높였고, 독서실은 남·여실로 구분해 학생들이 보다 편한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탁구장과 헬스시설부터 영양사 수급까지 세밀한 부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우수한 강사진도 물론 중요하죠. 그러나 기숙학원에서 가장 중요한 건학생들의 생활관리입니다.”그가 12명의 생활지도 전담교사를 채용한 이유다. 물론 정 원장도 학생들의 전반적인 생활관리를 위해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나이 먹어서 집에도 못가고 뭐하냐는 사람들도 있어요. 하지만 역삼동 집까지 출·퇴근하다보면 길에서만 하루 4시간씩 허비하거든요. 차라리 그 시간에 우리 애들이랑 말 한마디라도 더 하는 게 낫죠.”
개원 첫해인 올해 재원생들의 성적향상 정도가 정 원장의 수고를 말해 준다. 재원생 수능등급이 평균 2.5등급이나 올랐다고 한다. 지난해 평균 4등급이었던 학생이 올해 연세대에 지원했다는 소식이 그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다.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이야 어디서든, 누가 가르치든 잘 하죠. 제 목표는 중·상위권 학생을 최상위권으로 만들어내는 겁니다. 쉽지만은 않은, 그야말로 도전이란 표현이 맞겠죠. 그러나 앞으로 제가 학원가에 남아있는 한 제 모든 열정을 걸 것이기에 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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