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의 꿈’ 억대 연봉 10만 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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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급 생활자의 꿈’이라 할 수 있는 억대 연봉자는 얼마나 될까. 국세청이 29일 발간한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은 근로자는 10만1036명이었다. 연말정산을 하는 전체 근로자 1337만 명 중 0.76%다. 억대 연봉자의 규모가 정확하게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국세청은 지금까지 총급여에서 일부 공제를 뺀 근로소득금액이나 과세표준 기준으로만 소득 규모를 발표했었다.

지난해 종합소득이 1억원을 넘는 자영사업자는 11만9433명으로 전년(9만6158명)보다 24.2% 증가했다. 이 숫자가 10만 명을 넘어선 것도 처음이다. 실제 소득이 늘기도 했지만 자영업자의 감춰진 소득이 드러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세청 석호영 소득세과장은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세무조사와 신용카드 사용의 증가로 자영업자에 대한 소득 파악률이 전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엔 소득세를 내는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비율도 크게 높아졌다. 봉급생활자 중 근로소득세를 낸 사람의 비중이 2005년 51.3%, 2006년 52.6%에서 지난해엔 57.9%를 기록했다. 2005년엔 근로자 100명 중 51명이 소득세를 냈지만 지난해엔 58명이 냈다는 의미다. 이승호 원천세과장은 “지난해 소득공제를 개편하면서 부양가족이 없는 근로자보다 자녀가 있는 근로자에게 혜택을 더 주면서 세금을 내는 근로자 비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중 종합소득세를 내는 사람의 비율도 2006년 62.5%에서 지난해 65%로 늘었다.

지난해엔 증시가 활황을 보이고 펀드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금융소득이 크게 늘었다. 연간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넘어 종합과세 대상이 된 사람은 지난해 6만1475명으로 전년(3만5924명)보다 71% 증가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금융소득은 1억5800만원이었다.

지역별로는 자동차·조선 등 대규모 사업장이 몰려 있는 울산 지역 근로자의 평균 급여가 높았다. 울산 지역 근로자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3151만원으로 서울(2674만원)보다 높았다. 전체 평균(2428만원)보다 700만원 이상 많았다. 연령별로는 40대의 평균 급여(4708만원)가 50대(4695만원)보다 많았다. 이는 회사 내부에서 연공서열이 깨지고 성과에 따른 보상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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