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첫날 정태수씨 증언 4大초점 - 김현철씨 관련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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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현철(金賢哲)씨의 한보의혹 관련설이 7일 정태수(鄭泰守)한보총회장을 증인으로 출두시킨 청문회에서 뜨거운 쟁점으로 등장했다.

신한국당 의원들이 먼저 金씨 이름을 꺼냈다.이신범(李信範).맹형규(孟亨奎)의원등은 鄭총회장에게“김현철씨나 그 친구 박태중(朴泰重)씨를 만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鄭씨는 즉각“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鄭총회장은 김현철씨와 자신의 차남 정원근(鄭源根)씨가 고려대 동문으로 알고 지내는 사이나 아들들을 통해 金씨에게 로비자금을 건네거나 특혜를 받은 일은 없다고 말했다.

독일 SMS사를 통해 朴씨에게 코렉스설비 구입과 관련한 리베이트 2천억을 제공했다는 설도 아니라고 했다.

“없다”“근거 없다”로 일관하던 鄭총회장의 김현철씨 관련 증언은 金씨의 당진제철소 방문 부분에서 약간 달라졌다.李.孟의원이“김현철씨가 당진제철소를 방문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두 차례에 걸쳐“모른다”고 답변했다.

서울장지동 한보창고에 보관돼 있던 金씨의 저서 1만권도 도마에 올랐다.鄭총회장은“직접 구입한 것이 아니다.비서실장이'출판사에서 사 달라고 연락이 왔다'길래 사 주라고 지시한 것이다”고 증언했다.자신이 金씨 책 구입을 직접 지시했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상수(李相洙.국민회의)의원은 한보철강이 북한의 황해제철소에 3백30만달러를 투자한 것은 金씨의 대북(對北)프로젝트를 돕기 위한 것임을 입증하려 했다.鄭씨는 그러나“황해제철에서 선철을 수입한다는 보고만 받았을 뿐 대북 투자문제는 모른다”고 연관설을 부인했다.

'그까짓 돈'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사전 인지(認知)를 부인하자 의원들은“바로 전에는'주인이 돈 돌아가는 것을 알지 머슴이 어떻게 아느냐'며 자금사정을 혼자 아는 것처럼 말하지 않았느냐”고 힐난했다.현철씨 문제는 오후 들어 엉뚱한 대목에서 불거졌다.국민회의 일부의원들의 정태수 리스트 포함여부를 놓고 여야간 갈등이 첨예해지자 야당의원들은 반격용으로 김현철씨의 신한국당 공천문제를 들고 나왔다.국민회의 김민석(金民錫)의원은 “제가 부정한 한보 돈을 받은 것처럼 신한국당 선배들이 얘기하는데 그러면 김현철씨의 공천을 받은 이신범.이사철(李思哲)의원도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격했다.이에 발끈한 이사철.이신범의원이“현철씨 공천을 받았다는 증거가 있으면 제시하고 그렇잖으면 金의원은 발언을 취소

하라”고 맞대응했다.

金씨 문제는 이래저래 한보청문회의 핵심쟁점으로 이어지면서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 같다.25일에는 金씨 본인이 청문회 증인으로 나온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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