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특허왕 벨라 바레니 재조명 붐 - 90세 생일 맞아 언론들 특집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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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최근 독일 자동차 업계에선 벨라 바레니(사진) 열기가 뜨겁다.헝가리계 독일 엔지니어인 바레니는 35년 넘게 다임러 벤츠사에 근무하며 자동차 부문에서만 무려 2천5백여개의 특허를 따낸 발명특허왕.

평생 1천3백50개의 특허취득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토머스 에디슨보다 건수면에서는 두배 가량 앞선다.올해 90세를 맞은 바레니를 축하하기 위해 일간 디 벨트를 비롯한 언론이 앞다퉈 그의 일생을 되짚고 있다.

이미 은퇴한지 25년이 넘은 그지만 독일 자동차산업의 자존심이자 산증인으로 떠받들여지고 있다.

그의 대표적인 공적은 업계에선 처음으로 자동차에 안전공학 개념을 도입했다는 것.

충격흡수운전대나 승객안전공간확보를 위한 구조설계,차체측면 보호대,하강식 윈도 브러시(브러시가 보닛 안으로 들어가 있는 것)등이 모두 그의 역작들이다.

이와 관련,디 벨트지는 이제껏“수백만의 자동차운전자들이 사고때 생명을 건진 것은 바레니의 덕”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미국 또한 지난 94년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명예의전당에 바레니를 받아들임으로써 그의 공적은 국제적으로도 공인받게 됐다.

바레니가 첫 고안한 충격흡수운전대란 사고때 자동차 운전대에 연결된 막대부분이 1차 충격을 흡수해 저절로 찌그러들거나 풀리게 함으로써 운전자에게는 최소의 충격이 가해지도록 만든 것.1925년에 개발이 완료됐다.

뿐만 아니라 51년에는 차량추돌시의 충격을 자동차의 앞뒤 부분에서 우선 흡수해 궁극적으로 승객의 안전공간을 확보하도록 하는 새로운 차체안전구조를 개발,차량 안전설계의 새 장을 열었다.또한 오늘날 대부분의 차량이 채택하고 있는 바레니의 하강식 윈도 브러시는 공기의 저항을 줄여 차체의 진동과 소음을 감소시켜주며 운전자의 전방시야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주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보유했던 수많은 특허가 특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레니는 금전적으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대다수가 너무 시대를 앞서간 작품들이라 당시 업체들로부터 외면당했으며 후에는 특허 독점시한이 풀려 돈벌이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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