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의 골프야 놀자] 20. 페어웨이 우드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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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칙필A 채리티 챔피언십 혹시 기억하시나요. 저는 필리핀의 제니퍼 로살레스에게 1타 차로 우승을 내주고 공동 2위를 했지요.

파5인 마지막 18번홀에서 그린까지 215야드 정도 남겨놓고 저는 7번 우드를 잡았어요. 이글을 노리고 마음먹고 휘둘렀는데 그만 왼쪽 러프에 빠지고 말았지요. 그때 온그린에 성공했다면 이글이나 버디가 가능했을 테고, 그러면 역전우승이나 연장 승부로 갈 수 있었을 텐데.

*** 비로 쓸 듯 '사이드 블로' 임팩트

지난주 사이베이스 클래식에서도 마지막 홀 페어웨이 우드샷이 아쉬웠어요. 힘이 들어가면서 약간 왼쪽으로 당기지만 않았다면 온그린에 성공해 역전도 노려볼 만했는데 말이에요.

페어웨이 우드는 다루기가 쉽지 않아요. 아이언에 비해 정확도도 떨어지고 실수가 나올 확률도 크지요. 하지만 아이언보다 훨씬 먼 거리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잘만 치면 스코어를 줄이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페어웨이 우드를 잘 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비로 쓸어내듯 스윙하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거예요. 이 말은 '사이드 블로(side blow)'로 샷을 하라는 뜻이에요. 다운 블로로 치는 아이언과는 다르지요. 샤프트가 아이언보다 길고 클럽 헤드의 모양도 공을 옆에서 때리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에요.

사진A를 보세요. 클럽 헤드가 임팩트 지점을 지난 뒤에도 지면에 거의 달라붙어 있지요. 목표방향을 향해 낮고 길게 헤드를 뻗어주는 거예요. 그래야 올바른 방향성과 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요. 물론 백스윙도 마찬가지로 낮고 길게 빼줘야겠지요. 샷 하기 전에 그런 스윙이 나오도록 연습 스윙을 몇 번 해서 감을 잡아보세요.

만약 사진B처럼 임팩트 지점을 지나자마자 클럽 헤드가 들어올려지면 공은 멀리 뻗어나가지 못하게 돼요. 아이언처럼 다운 블로로 공을 때렸거나, 퍼올리는 샷을 했다는 얘기지요. 그렇게 되면 거리도 손해를 보지만 뒤땅을 치는 등 엉뚱한 미스샷을 내기 쉬워요.

공은 아이언을 칠 때보다 더 왼발 쪽으로 놓으세요. 클럽이 길수록 공을 왼발 쪽으로 놓으라는 건 이미 12회(3월 30일자 S3면)에서 말씀드렸지요. 하지만 스윙 템포나 리듬은 우드샷이나 아이언샷이나 똑같아야 해요. 임팩트 이후 폴로 스루까지 몸의 밸런스를 유지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요.

중요한 건 공이 놓인 상황이 썩 좋지 않을 때는 우드샷을 피하라는 거예요. 공이 경사면에 있거나 러프에 묻혀 있을 때 같은 경우 말이에요. 아이언처럼 공을 내리찍지 않고 정확히 옆면을 충격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비가 내려 지면이 젖어 있을 때도 피하세요.

*** 지면 젖어있을 땐 자제해야

저 역시 드라이버 이외에 3,7번 우드를 캐디백에 넣고 다니지만 여간해선 꺼내지 않아요. 단숨에 2타 이상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는 게 제 원칙이거든요.

바람이 심할 때도 우드샷은 삼가는 게 좋아요. 우드샷은 오히려 롱아이언샷보다 탄도가 높아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랍니다.

요즘에는 우드와 아이언의 장점을 결합한 유틸리티 우드도 많이 나와 있어요. 어떤 클럽을 선택하건 꾸준한 연습을 통해 정확하고 부드럽게 샷하는 방법을 몸에 익히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고는 자신감을 갖고 스윙하세요.

사진=변선구 기자<sunn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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