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모임>은마 주부도예모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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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스르륵 스르륵….”

매주 화요일 오전10시 서울강남구대치동 은마아파트 부녀회사무실 밖으론 물레 돌리는 소리와 함께 주부들의 잔잔한 웃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은마주부도예모임'회원들의 도자기 빚는 소리다.

아직 아마추어 수준이지만 물레를 돌려가며 백자.청자토를 다듬는 손맛은 전문가 못지않게 맵고 진지하다.이들이 빚어내는 도예작품은 찻잔소품에서부터 옹기.토우.장식품등 흙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이같이 은마아파트 주부들이 모여 흙과

씨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5년말 대학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한 金연숙(39)주부가 은마아파트로 이사오면서부터.金씨는 당시 주부들이 에어로빅등으로 몸을 가꾸기만 할뿐 마음을 정화할만한 취미가 많지 않을 것이란 생각끝에 자신의 대학때

전공을 살려 주부 도예모임을 만들기로 했다.이같은 金씨의 생각을 부녀회를 통해 전해 듣고 찾아온 주부들은 당시 10여명.30대에서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주부들은 이때까지만해도 밀가루 반죽만 해봤을뿐 도예란 말조차 생소하던

초심자들이었다.

그러나 金씨의 지도로 1년 사이 실력이 급신장,지난 3월엔 부녀회관에서 아파트주민들을 대상으로 작품전시회를 열기도 했다.전시회를 통해 도예모임이 알려지자 회원도 크게 늘어 현재 회원은 23명.회원들은 매주 금요일 빚은 도예품을 인

근 도예연구원으로 가져가 손수 유약을 바르고 가마에 구워낼 정도로 베테랑(?)이 됐다.모임에 참여한지 7개월째를 맞는 주부 朱선경(43)씨는“흙을 만지는 일이 즐겁고 만들어낸 도예품은 선물용으로도 좋아 집에서도 매일 작업한다”고 말

한다.이처럼 주부들의 호응이 좋아지자 은마아파트 부녀회장 崔경자(54)씨는“부녀회관에 흙을 구울 수 있는 전기가마와 상설전시관 마련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은종학 기자〉

<사진설명>

주부도예모임 회원들이 부녀회사무실에서 도예품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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