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리포트>일본 민주당 좌장 하토야마 형제 통일회파 결성設로 마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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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애를 기본 정신으로 하는 일본 민주당 안에서 당의'기둥'인 하토야마(鳩山)형제간 싸움이 벌어져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싸움은 민주당과 태양당.신당 사키가케의'통일 회파(會派)'결성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다.

형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50)민주당 공동대표는 3일 태양당의 당수인 하타 쓰토무 전총리와 회동했는데,국회안에서 행동을 함께하는 통일회파를 결성할 것이란 소문이 나왔다.

이 소문을 들은 동생 구니오(邦夫.48)는 4일 열린 민주당 의원대회에서“회파를 결성한다는 소리가 들린다.그런 문제를 당수들끼리만 모여 결정하는 것은 비민주적이다.하는 짓이 꼭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郎)의 신진당과 같다”며 공개적으

로 형을 비난하고 나섰다.

유키오는“그런 적 없다”며“그보다는 보수 진영의 대동단결 움직임에 대처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그러나 구니오는“당대표가'보수 대동단결'따위의 말을 경솔하게 꺼내도 되는가”라며 더욱 화를 냈다.

결국“형제끼리 싸우지 말고'우애 정신'으로 돌아가라”는 원로정치인 이케하타 세이치(池端精一.68)민주당 의원회장의 설득으로 하토야마 형제는 화해를 했다.

하토야마 형제의 논쟁은 같은 정치 명문가 출신이면서도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이미지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국회의장이던 증조부 하토야마 가즈오(鳩山和夫),자민당 초대총재이자 총리 출신의 할아버지 하토야마 이치로(鳩山一郎),외상을 역임한 하토야마 이이치로(鳩山威一郎)등을 이어 정계에 입문한 두 사람은 모두 도쿄대 출신의 수재.

그러나 형은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인 반면 동생은 외향적이어서 대조를 이룬다.외모도 형에 비해 구니오가 우락부락하게 생겨“동생이 꼭 형같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형 유키오는 도쿄대 공학부를 졸업한 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대학교수로 지내다 부인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반면 동생 구니오는 어릴 때부터 정치가를 꿈꾸고 정치학과에 진학했다. [도쿄=김국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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