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백화점 상품권 현금환불 골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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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서울의 C백화점.30대 남자 고객이 TV를 한대 샀다.가격은 1백29만원.그는 대금으로 현금 29만원과 1백만원어치 상품권을 냈다.

그리고 그 다음날.남자 고객은 C백화점에 다시 찾아와 어제 산 TV의 반품을 요구했다.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다 좀더 큰 TV를 사야겠다는 이유를 달았다.

C백화점은 반품을 받아주었다.그러나 남자 고객은 자신이 지불한 상품권이 아니라 현금으로 반품 값을 받아갔다.

Y백화점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오전에 40대 초반의 주부고객이 80만원어치의 선불카드를 내고 고급디자이너 정장을 산뒤 그날 오후에 환불을 요구,현찰로 찾아갔다.

요즘 백화점들이 상품권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일부 고객들이 상품권으로 물건을 구입한뒤 고의적으로 반품,고스란히 현금으로 찾아가는 일이 빈발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보통 1백만원안팎의 가전.의류.보석류등을 상품권(선불카드)으로 구입한뒤 반품해 현찰로 바꿔가는 수법을 쓰고 있다.업계 관계자는“백화점에서는 상품권과 선불카드를 현금판매로 분류한다”며“상품권이나 선불카드의 하루이틀 지난 매출

거래를 일일이 확인하기 쉽지 않은데다 설령 상품권으로 환불해주면 고객의 반발이 커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현찰로 준다”고 말했다.백화점의 상품권은 원래 현금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현찰과 똑같다.그러나 상품권은 현재 명동.영등포일대에서

대량으로 덤핑거래돼 문제가 커지고 있다.백화점의 거래선이나 대량구입자들이 현금마련을 위해 상품권들을 사채업자들에게 헐값으로 넘기게 되는데,이물량들이 싸게 시중에 유통되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백화점 반품'을 통해 차액을 노리는 사례에서부터 현금으로 이를 융통해 금리차(5~6%)를 겨냥하는 경우까지 다양한 형태로 변질,확산되고 있다.

특히 올들어서는 사채업자와 연결된 전문브로커뿐만 아니라 이런 내막을 알게된 일부 소비자들이 악용하는 일까지 잦아졌다는게 백화점측의 분석이다.

백화점마다 총매출 대비 반품률은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3%안팎이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롯데을 통해 차액을 노리는 사례에서부터 현금으로 이를 융통해 금리차(5~6%)를 겨냥하는 경우까지 다양한 형태로 변질,확산되고 있다.

특히 올들어서는 사채업자와 연결된 전문브로커뿐만 아니라 이런 내막을 알게된 일부 소비자들이 악용하는 일까지 잦아졌다는게 백화점측의 분석이다.

백화점마다 총매출 대비 반품률은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3%안팎이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롯데가 4%,신세계 3.7%,미도파 5%등까지 올라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백화점의 상품권(선불카드 포함) 발행규모는 지난해 총 4천5백억원이다.그러나 이 가운데 75%정도만이 실제로 상품구매를 위한 거래물량이고 나머지 25%선인 1천1백여억원이 덤핑등 불법유통물량으로 백화점 거래질서를 어지럽히는 주범으

로 지목되고 있다.특히 선불카드는 신용카드로도 살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신용카드로는 한사람이 최고 70만원어치 이상의 선불카드를 구입하지 못하게 하고 있으나 규정의 허점을 이용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아무런 제한없이 선불카드를 사들이고 있다.

백화점업계에서는 선불카드 발행규모의 절반이 이같은 불법유통물량으로 파악하고있다.

따라서 현재 선불카드까지 발행하는 롯데.신세계.현대.미도파등 이른바 4대 백화점일수록 이같은 현상이 더 심각하다는 얘기다.

〈김시래 기자〉

<사진설명>

백화점의 상품권 판매 코너.최근들어 사채시장에서 싸게 산 상품권으로 물건을 산뒤 반품,현찰로 바꿔 차액을 챙겨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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