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뉴스] 경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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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 세상의
아름다운 양심은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우리 경찰의
힘겨운 노력에서
대한민국이
아름답게 유지되지"

초등학교 5학년의 시다.

'청소년문예작품공모전'
서울경찰청이 1087편 중
골라낸 작품집 제목은
'세상에 경찰이 없다면'.

세상에 경찰이 없다면
큰 일이 생기겠지만,
경찰의 세상에선
별일도 다 생겼다.

지난해 말
회식 자리에 불려나온
다방종업원 17세 최양,
그녀의 몸을 더듬던 이가
경찰이 아니었다면…

지난 3월
가출 여중생 4명과
여관에서 뒹굴던
그 경찰이 없었다면…

올 1월
12세 초등 6년생 소녀와
채팅으로 만났던
그런 경찰이 없었다면…

"외국에 가정주치의가
있는 것처럼
우리도 가정경찰이
있었으면 좋겠다"

청소년 작품집에 실렸던
또 다른 초등생의 이 글도
더욱 공감이 됐을 것이다

내년의 공모전 제목은
'세상에 이런 경찰이 없다면'
이렇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 그래도 이런 경찰을 잡는 것도 경찰이다. 정말로 '일부 경찰관'만이 비리와 추문에 연루됐을 것이다.

배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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