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가 대선? 대령 대통령 죽자 대위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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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디스 카마라 대위가 24일(현지시간) 수도 코나크리에서 열린 시가 행진 중 환영 인파에 답례하고 있다. 카마라 대위는 25일 대통령에 추대됐다고 선포했다. [코나크리 AFP=연합뉴스]

서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기니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다디스 카마라 육군 대위가 곧 대통령에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5일(현지시간) 자신을 기니의 새 대통령으로 칭하며 모든 각료와 장성들에게 24시간 안에 직위에서 물러날 것을 지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AP통신은 24일 오전 카마라 대위가 선도 차량을 타고 수도 코나크리 도심에서 시가 행진을 벌였고 수천 명의 군인들이 뒤따랐다고 전했다. 쿠데타에 동참한 한 장교는 “카마라 대위가 국가민주발전위원회(CNDD) 위원장으로 선출됐으며 국민의 지지를 확인하기 위해 취임에 앞서 코나크리 도심에서 시가 행진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마라는 23일 오전 국영 TV와 라디오를 통해 “오늘부터 헌정을 중단하고 모든 정부기구를 해체한다”며 “지금부터 국가민주발전위원회가 기니 국민의 운명을 책임진다”고 선언했다. 카마라는 22일 오후 란사나 콩테 대통령이 지병으로 숨진 틈을 타 군을 이끌고 수도로 진격했 다. 대령 출신이었던 콩테 대통령도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했다.

카마라는 “국민을 재난에서 구하기 위해 쿠데타에 나섰다”고 주장했지만 유엔(UN) 은 즉각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기니 민심은 카마라 쪽으로 기울었다. 이날 시내에는 쿠데타를 지지하는 시민 수천 명이 쏟아져 나와 카마라를 연호하며 열광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일부 시민은 카마라를 “오바마 주니어”라고 부를 정도로 반기는 분위기였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24년에 걸친 콩테 대통령의 장기 독재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새 정권에 대한 기대를 쿠데타 지지로 표출했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기니는 알루미늄의 원재료인 보크사이트 최대 수출국이지만 콩테 정권의 부정부패로 국민 대부분이 극빈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급 밀린 대졸 대위=4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카마라는 기니 남동부의 시골 쿠레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카마라는 코나크리의 압델 나세르 대학에서 법학과 경제학을 공부한 뒤 1990년 군에 입문했다고 AFP통신은 전하고 있다.

카마라는 독일에서 짧은 기간 군사훈련을 받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승진에서 밀려 계급은 대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수완이 뛰어나 친화력을 바탕으로 군내에 인맥을 넓혀 쿠데타 기반을 쌓을 수 있었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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