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은 화장품 사관학교 - 코리아나.나드리 사장등 최고경영자 배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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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 출신,광고대행사는 오리콤,정유.화학회사들은 대한정유공사,건설은 현대건설….”

각 업종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주요 인사들을 배출해낸,이른바'사관학교'역할을 하는 기업들은 이처럼 하나같이 그 분야의 선도기업이거나 초창기부터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그런데 현재 화장품업계를 이끄는 상당수 멤버들은 선두주자격인 태평양이나 한국화장품 출신이 아니라 뜻밖에도 업종이 다른 동아제약 출신들이다.

현재 화장품업계의 동아제약 출신은 코리아나화장품의 유상옥사장(동아제약 공채1기)과 송운한부사장(9기),나드리화장품의 김덕록사장(8기)과 김철호전무.동아제약 계열사인 라미화장품의 심승일사장,명미화장품의 민신홍사장등을 포함시킨다면 인

원은 더욱 늘어난다.

발단은 지난 76년 동아제약이 화장품산업에 진출하면서 유상옥.김덕록사장등 기존의 동아제약 출신들을 대거 포진시킨데서 시작됐다.당시 기존 화장품업계 사람들을 스카우트해 쓰자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뛰어난 능력을 보이며 87년까지

라미화장품을 급부상시키는 성공을 거뒀다.얼핏 서로 다른 업종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똑같이 보건복지부와 약사법의 관장을 받는데다 제조과정.영업방식에서도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들은 88년1월 회사 사정상(?) 동아제약

계열사로 분산배치됐다.

이후 우여곡절끝에 유상옥사장은 코리아나화장품을 독자적으로 설립해 오늘에 이르렀고 김덕록사장은 89년 나드리화장품의 전문경영인으로 발탁됐다.다른 인사들도 이들을 따라 해당 화장품기업에 속속 합류했다.업계에서는 이들이 동아제약에 입사

할 당시 제약.은행.방직회사들이 최고수준의 기업들이어서 워낙 뛰어난 인재들이 몰려들었고,강신호 동아제약회장의 조련아래 모두들 뛰어난 경영수완을 배우게 된 것이 다른 업종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 보고 있다.

김덕록사장은“동아제약을 떠난 이후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각자 열심히 노력한 끝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며“최근 강회장의 고희잔치 때도 다들 모여 우의를 다진 바 있다”고 말했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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