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린이 홍콩 밀입국 급증 - 반환후 대특사 소문 영주권 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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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오는 7월 중국에 반환되는 홍콩에 중국대륙의 꼬마 밀입국자들이 줄을 잇고 있어 홍콩경찰이 긴장하고 있다.

홍콩경찰이 지난해 2월 체포한 중국의 꼬마 밀입국자수는 34명.그러나 올 2월 그 수는 10배 가까운 3백30명으로 늘어났다.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월 1백명을 넘지 않던 어린이 밀입국자수가 홍콩특별행정구 정부윤곽이 드러난 12

월 2백59명으로 치솟더니 올해 들어선 월 3백명을 넘어서고 있다.

홍콩경찰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남부 경제특구 선전(深수)에“홍콩 반환을 기념,홍콩에서 붙들린 어린이 밀입국자들에겐 대특사(大特赦)가 내려진다”는 소문이 파다한 상태다.

밀입국 꼬마들은 대부분 홍콩에 부모중 한명이 먼저 이주해 살고 있는 경우다.

밀입국선을 운영하는 선주들이 어린이 1명당 1만~2만홍콩달러(약 1백15만~2백30만원)의 비용을 받고 어린이들을 홍콩에 밀입국시키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소문이 아주 근거가 없는게 아니라는 점이다.

반환뒤 홍콩의 헌법역할을 할 기본법에는'홍콩영주권자가 중국등 외국에서 낳은 자녀는(반환뒤)홍콩영구주민 신분을 취득할 수 있다'고 규정,홍콩에 부모가 나와 있는 이들 꼬마 밀입국자들은 반환뒤 자동적으로 홍콩영주권자가

될 수 있다.

현재 중국에서 단신으로 홍콩으로 넘어와 홍콩영주권을 취득한 사람들중 대륙에 가족이 남아있는 사람은 약 4만명.

가족과 생이별 상태에 있는 이들은 하루 1백50명씩으로 제한된 이주순서를 기다리다간 1년이 넘도록 자녀와의 상봉이 어렵다고 판단,밀입국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대륙에 남아있던 자녀를 데려오고 있는 것이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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