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선호 풍조속 국산품 자랑하던 광고 효과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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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정복당할 것인가? 정복할 것인가?''우리를 지킵시다''메이드 인 코리아 한국의 정신'….

외제품 선호풍조속에서 국산제품임을 당당히 밝히며'애국심'을 주무기로 사용하던 광고들이 최근들어 흔들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제상사의 프로스펙스 광고.국제상사는 94년 9월'정신대편'을 시작으로'슈샤인 보이편'(95년 3월),'학도병편'(95년 8월)등 우리나라의 불운했던 역사를 통해 나라와 민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광고들을 만들어왔다.

나이키.리복등 해외 유명브랜드가 판치는 스포츠신발 시장에서 프로스펙스가 유일한 국내브랜드라는 점에서,프로스펙스의 이미지를 애국심과 연결시키려는 광고전략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최근까지도'광개토대왕편'(95년 11월),'독도편'(96년 2월.),'박종환편'(96년 4월),'이순신장군편'(현재.)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매출액 부문에서 문제가 생겼다.94년이후 프로스펙스는 연평균 15~20%의 꾸준한 성장을 올리기는 했지만 경쟁대상인 나이키.휠라.리복등은 30~40%로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94년 프로스펙스의 절반정도에 불과하던 나이

키의 매출액은 지난해 1천3백50억원을 기록,프로스펙스(1천8백억원)의 턱밑까지 추격해온 것이다.

이로 인해 국제상사측은 애국심 전략만으로는 청소년들의 외제선호 풍조를 이겨내기 힘들다는 자체판단 아래 5월부터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다.

특히 나이키등 경쟁사들이 프로스펙스의 애국심전략을 희석시키기 위해 최근 야구선수 박찬호를 광고모델로 캐스팅하고 국가대표 축구선수에 대한 지원계약까지 따내고 있는 상황도 이같은 결정의 한 배경이 됐다.

국제상사 관계자는“프로스펙스의 품질이야 이미 세계 최고수준이고 그동안 광고 또한 각종 상(賞)을 휩쓸 정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결과를 빚고 있는 현실 자체와 청소년들의 의식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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