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공격의 핵 이숭용 '이치로식' 타격자세 시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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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뱃속에 황금덩어리는 없었다.'

현대 중심타자 이숭용이 타격폼을 수정하고 있어 관심이다.오픈스탠스로 볼을 기다리다 오른쪽 다리를 살짝 들었다 내리며 스윙하는 자세에서 오른발을 앞으로 한번 내돌리며 스윙하는 일본의'이치로식'자세로 바꾼 것.

이숭용은 타이밍을 잡는데 유리하다고 판단,미 플로리다 전지훈련에서부터 지금까지 줄곧 새로운 타격자세를 시험중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과는 신통치 않다.시범경기 성적이 16타수 3안타.이에따라 현대구단 일부에선 이가 굳이 폼을 바꿀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기존의 타격폼으로도 좋은 성적을 거뒀고 팀내 위치도 김경기.박재홍과 함께 부

동의 클린업 트리오로 꼽히고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오픈스태스를 취하던 양준혁(삼성)과 마해영(롯데)도 지난해 비슷한 시도를 해 관심을 모은 적이 있었다.이들도'좀 더 잘해보고 싶은 욕심'에 스퀘어스탠스로 바꿨으나 결국은 원래의 오픈스탠스 타격자세로 돌아와 실패를 인정했다.

이숭용이 이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타격폼 수정을 스스로 원해 결정했다는 것.특히 이는 지난해의 타격폼으로 94년 데뷔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바 있어 변신 시도가 무모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홈런 수에서도 지난해 가장 많은 12개를 기록했고 타점(47)이나 타율(0.280)에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숭용은“점차 좋아질 것”이라며 새로운 타격폼을 계속할 뜻을 밝히고 있다.

이숭용이 새로운 타격폼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둘지,아니면 배가 갈린 거위 신세가 될지 관심이다. <인천=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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