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지역 최연소로 흥보가 발표회 갖는 젊은 소리꾼 이호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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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29일 대구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영남지역에선 최연소로 흥보가 완창발표회를 갖는 젊은 소리꾼 이호연(李浩連.26.사진)씨.

판소리 인구가 많은 호남지역에서는 초등학생이 완창발표회를 여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영남은 완창 자체가 매우 드문 형편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완벽한 소리를 들려주겠다는 것은 아닙니다.배우는 자세로 무대에 서서 이제까지 배운 소리를 세상에 한번 들려주고 싶습니다.”

소리가 익을 만큼 익어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는 돼야 완창발표회를 갖는게 국악계의 관행이다.

그런데 아직 20대인 李씨가 과감하게 완창발표회를 갖게 된 것은 “젊은 소리꾼도 완창발표회를 가져야 하며 국악의 불모지인 영남지역에서는 더욱더 판소리를 들려줄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 한다”는 스승 이명희(李明姬.52.여)명창의 권유

때문.

李씨는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8호이자 동편제의 맥을 잇고 있는 李명창을 경북예고 1학년때“판소리를 배우고 싶다”며 무조건 찾아갔다.

그때 판소리와 인연을 맺은 뒤 李씨는 그후 한번도 한눈 팔지 않고 지금까지 10여년동안 판소리를 익혀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李씨는 지난 93년 경주에서 열린 전국국악경연 판소리부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일반부에서 참방상(4등)을 받기도 했다.완창발표회도 李명창의 제자 5명중 李씨가 처음인 것은 물론이다.

李씨의 이날 공연은 전.후반부로 나누어▶놀보가 심술부리는 대목▶제비노정기▶박타는 대목▶놀보가 제비후리는 대목등으로 짜여 오후3시부터 3시간동안 계속된다.

“우렁찬 우조(기쁜소리)로 짜인 동편제 소리를 제대로 들려주고 싶습니다.”

6개월전부터 아예 판소리연구소에서 숙식하면서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李씨는“더욱 판소리를 익혀 영남을 대표하는 소리꾼이 되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대구=이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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