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위기가 기회다] “묻어두고 기다릴까” … 연 7.3% 은행 후순위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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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가 어렵습니다.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여전합니다. 그러나 큰 기회는 늘 위기 속에 찾아온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정확한 정보가 없어 기회를 놓치고 있을 뿐입니다. 중앙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재테크를 돕기 위해 ‘재테크, 위기가 기회’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를 통해 상품별 투자 요령과 장단점을 낱낱이 해부할 것입니다. 첫 번째는 ‘외환은행 후순위채’입니다. 재테크와 관련한 궁금증이나 다뤘으면 하는 재테크 상품이 있다면 팩스(02-751-5552)나)로 연락을 주십시오.

주부 김정옥(51·서울 광진구 광장동)씨는 지난해 7월 여윳돈 1억5000만원을 몇 개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가 원금의 20%를 까먹었다. 그중 두 개 펀드를 깨 안정적인 이자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금융상품에 1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앞으로도 경제가 더 어려울 것으로 봐서다. 김씨가 눈여겨보고 있는 상품은 22일부터 외환은행이 2000억원 한도로 판매하는 후순위채권이다. 비교적 높은 금리(연 7.3%)를 5년6개월간 보장하는 게 맘에 쏙 들었다. 그러나 ‘은행이 망하면 원금은 어떻게 될지’ ‘만기 전에 급전이 필요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등 궁금한 게 많다.

◆금리는 높은 편인가=외환은행은 지난달 말 5년6개월 만기 후순위채를 연 7.7%의 금리로 판매했다. 그러나 이번엔 금리가 연 7.3%로 0.4%포인트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면서 시중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기예금보다는 높다. 외환은행의 3년짜리 정기예금(예스큰기쁨예금) 금리는 19일 현재 6.9%다. 만약 이 정기예금의 만기가 5년 6개월로 후순위채와 같다고 가정하면 만기 후 이자는 3955만원으로, 이표식(4015만원)이나 복리식(4800만원) 후순위채보다 적다. 복리식의 원금 대비 만기 수익률은 48%다.


◆이자는 어떻게 받나=1개월(우리·신한) 또는 3개월(국민·외환)마다 이자를 꼬박꼬박 받는 이표식과 3개월마다 나오는 이자를 원금에 더한 뒤 ‘이자+원금’에 다시 정해진 금리를 얹어주는 복리식 등 두 가지다. 대부분 은행들은 투자자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표식의 경우 1인당 1000만원 이상 1000만원 단위로, 복리식은 100만원 이상 100만원 단위로 판매한다.

◆다른 후순위채와 비교하면=22일부터 국민은행도 후순위채를 판매하는데 금리와 만기, 이자 지급 방식이 외환은행과 똑같다. 앞서 우리은행은 15일부터 3000억원어치의 후순위채를 팔았다. 금리는 연 7.5%로 외환은행보다 0.2%포인트 높았다. 만기가 5년9개월로 외환은행보다 3개월 더 길기 때문이다. 만기가 길수록,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채권 금리는 높아진다.

◆세금을 아낄 수 있다는데=후순위채 이자소득에는 15.4%의 세금을 물린다. 그러나 세금우대 또는 생계형 저축으로 후순위채를 사면 9.5%의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물론 한도가 정해져 있다. 올해까지는 1인당 2000만원만 세금우대를 해준다. 내년부터는 1000만원으로 줄어든다. 60세 이상과 장애인이 대상인 생계형 저축은 한도가 3000만원이다. 다른 예금상품을 통해 세금우대 혜택을 받지 않고 있다면 후순위채를 사면서 세금우대 또는 생계형 저축으로 지정해 달라고 말하면 된다.


◆예금자 보호는 되나=은행 등 금융회사가 파산하면 회사별로 예금자 1인당 최대 5000만원까지 원리금이 보장된다. 그러나 후순위채는 예금이 아니라 ‘투자’여서 보호 대상이 아니다. 또 은행이 파산해 남은 자산으로 ‘빚잔치’를 하더라도 후순위채권은 상환 순위가 뒤로 한참 처진다. 은행이 파산하면 후순위채는 투자액을 날릴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외환은행도 망할 수 있나=금융위기로 파산하는 해외 은행이 늘고 있다. 미국만 해도 한두 은행의 파산은 시장이 워낙 커 견딜 만하다. 그러나 국내는 사정이 다르다. 은행 파산은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정부가 펀드를 만들어 은행 자본을 늘려 주기로 한 것도 그래서다. 그래도 안 되면 공적자금까지 투입할 태세다. 최악의 경우라도 ‘은행 파산은 막는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란 얘기다. 은행의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외환은행의 경우 9월 말 현재 10.4%로 은행 평균(10.8%)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외환위기 당시와 달리 은행의 건전성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에 은행이 파산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만기 전에 급전이 필요하면=은행 정기예금이나 적금의 경우 급전이 필요하면 예금을 해약하지 않고 대출액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다. 그러나 후순위채의 경우 담보로 활용할 수 없다. 또 만기 전 중도 환매도 불가능하다. 굳이 후순위채를 팔아 돈을 마련해야 한다면 발행 은행에 매각을 의뢰한 뒤 매수자가 나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어떻게 사나=은행 창구에서 예금과 거의 유사한 절차를 거쳐 후순위채를 살 수 있다. 은행은 통장 형태로 투자 증서를 준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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