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 키우는 맞춤 교육 … 경영학 대신 기업을 가르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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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5년 만에 세계 67위 MBA를 20위권으로 끌어올린 발레리 고티에(사진) 학장은 경영학 전공자가 아니다. 소르본에서 문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다. 그는 이 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과목을 가르쳤다. 사람 관계를 가르치는 교수였다. 2002년 학장에 취임한 뒤에도 기업문화와 사람과의 관계에 중점을 뒀다. 그는 “내가 추구한 ‘국제화와 실용화’ 역시 바로 다양성을 알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학장 취임 후 HEC가 비약적 발전을 했는데.

“HEC를 세계의 인재 공장으로 만드는 데 주력했으며 짧은 기간에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그 첫 단계가 국제화였다. 간단히 말해 국제화는 글로벌 시대에 세계인의 다양성을 알아 가는 과정이다. 기업이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 교수와 학생 모두 다양한 국적의 사람을 뽑았다. 다양한 국적의 기업인도 초청했다.”

-국제화 이외에 다른 학교와 차별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우리는 경영학이 아니라 기업을 가르친다. 기업에는 장사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가 존재한다. 사람 간의 관계, 팀워크, 다양한 철학, 정치 등 많은 것이 존재한다. 이런 모든 걸 소화할 수 있는 학생을 기르는 데 주력한다. 우리는 취업을 알선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원하는 조건을 갖춘 리더십과 서비스 정신을 갖춘 학생을 길러내기 위해 노력한다.”

-취임 후 커리큘럼 등 수업 방식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데.

“커리큘럼과 수업 시스템의 대전제를 ‘리더십과 소프트 기술’로 잡았다. 장래 기업의 리더가 되기 위해선 리더십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리더십 수업을 개설한 후 글로벌 리더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고 토론하게 했다. 다국적기업에 적응하는 맞춤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글로벌 기업의 다양한 문화 체험과 여기에 걸맞은 자세에 대해 시시콜콜 토론하고 가르치고 있다.”

-졸업생이 세계 각국으로 진출하고 있는데, 학교 측의 지원은.

“MBA의 역사는 길지 않지만 우리 그랑제콜의 동문이 4만2000여 명이나 된다. 이들이 졸업생에게 큰 힘이 된다. 예컨대 런던에서는 동문 금융인들이 개최하는 HEC 학생만을 위한 취업박람회가 매년 열린다. 동문과 재학생을 연결하는 갓파더(God father·대부) 제도를 운영한다. 대부들은 취업에도 큰 도움을 준다. 나도 우리 졸업생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세계를 돌며 동문과 기업인을 만나고 다닌다. 매년 지구 몇 바퀴는 도는 것 같다.”

◆특별취재팀 홍콩=최형규 특파원, 뉴욕=남정호 특파원, 도쿄=김동호·박소영 특파원,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파리=전진배 특파원, 서울=박경덕·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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