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고교 교사도 수학능력시험 분석 자료를 미리 빼내 유포한 것으로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수능 자료를 발표일 하루 전에 공개해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사교육업체 ‘비상에듀’의 진모 이사도 이 교사로부터 자료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직 교사에 의한 정보 유출이 적발된 것은 2006년에 이어 두 번째다. 사교육 관계자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직원의 e-메일을 들여다본 데 이어 현직 교사까지 자료 유출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입시 관련 정보의 부실한 관리가 도마에 오르게 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8일 오후 수능 도수분포 자료를 입수해 진 이사 등 사교육 관계자들에게 팩스로 배포한 혐의로 울산 S고 조모 교사를 조사했다고 17일 밝혔다. 울산시교육청은 “9일 오후 2시쯤 관내 고교에 자료를 보냈다”고 밝혔다. 조 교사가 학교에 도착하지도 않은 자료를 미리 입수해 사교육 관계자와 공유한 것이다. 또 조 교사가 관련 자료를 뿌린 시점은 진 이사가 평가원 직원의 e-메일을 통해 수능 자료를 빼낸 G입시정보업체 김모 실장과 K교육컨설팅 이모 실장을 통해 자료를 받기 전이다. 경찰에 따르면 조 교사는 자료를 진 이사 외에도 서울의 D·J학원과 J교육업체 등 네 곳의 관계자에게 팩스로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8일 오후 4시쯤 울산교육청에서 진학 담당 교사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던 중 수능 성적 자료가 있기에 한 부를 몰래 빼내 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러나 조 교사가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들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비상에듀 진 이사는 조 교사에게서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엑셀 작업을 해 분석 자료를 만든 뒤 K교육컨설팅 이 실장에게 전송했다. 경찰은 조 교사에 대해 공무상비밀침해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충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