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연구팀에 경영·정치학자도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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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대학에서도 학문 융합 현상이 뿌리내리고 있다. 지속가능 성장, 지구온난화 방지 등 인류가 당면한 거대한 문제를 풀려면 총체적 접근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특정 학과 아래에 연구소를 설치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융합형 독립 연구소를 만드는 대학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출범한 로체스터공대의 ‘골리사노 지속가능성 연구소’. 기업가 토머스 골리사노의 기부금 1000만 달러로 세워진 이 연구소는 경제학·공학·지질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서로 연계해 연구하고 있다. 예컨대 화석에너지 소비 감소를 위해 화학자는 바이오 연료 개발, 경영학자는 관련 산업 투자 증대, 정치학자는 대체에너지 보급을 위한 주정부의 지원 방안 등을 연구하는 식이다. 교육 기능도 수행해 학생들은 분야별 교수들로부터 입체적인 설명을 듣는다. 애리조나주립대, 테네시대도 유사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연구소의 특징은 철저한 독립성에 있다.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소는 아예 총장 직할 조직으로 만들어 연구 성과를 총장실에만 보고하도록 했다. 연구의 창조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전혀 다른 2~3개 분야 학자들이 힘을 합쳐 환경문제 등에 도전하는 사례도 갈수록 늘고 있다. 예일대의 경우 경영·임업·환경대학원이 경영환경센터를 공동 설립했다.

대기업들도 이들 대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세계적인 화공업체 다우케미컬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에 지속 가능성 관련 독립연구소를 짓는다는 조건으로 5년 동안 1000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스탠퍼드대는 엑손모빌·제너럴일렉트릭·도요타·슐룸베르거 등 4개 대기업의 기부금으로 ‘세계 기후 및 에너지 프로젝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홍콩=최형규 특파원, 뉴욕=남정호 특파원, 도쿄=김동호·박소영 특파원,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파리=전진배 특파원, 서울=박경덕·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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