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盧 하지 말고 '盧대통령'으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청와대가 28일 신문의 노무현 대통령 표기법을 문제삼았다. 짧은 제목을 달기 위해 가끔 盧대통령을 '盧'라는 한자 성(姓)만으로 쓰는 데 대한 불만이었다.

양정철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은 이날 청와대 소식지인 '청와대 브리핑'에 '대통령에게 이름과 직책을 돌려주십시오'라는 글을 실었다. 그는 "신문 제목 등에서 언제부턴가 '盧'라는 표기가 대통령을 지칭하는 상징처럼 돼버렸다"고 했다. 그는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 盧씨 성을 가진 분들이 2000년 기준으로 22만300여명에 이른다"며 "盧대통령이 성씨를 대표하는 씨족장이 아닌 만큼 '盧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대통령'이 맞다고 본다 "고 덧붙였다.

특히 梁비서관은 "이는 지난 대선 당시 두 유력 후보의 성과 이름에서 한자씩을 따 '盧-昌'으로 제목을 단 데서 비롯됐는데, 대칭 개념으로 쓸 때만 존재 가치가 있던 말"이라고 했다. "그만둔 고건 총리가 '高'로 표기된 적이 없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朴'으로 표기된 경우가 없다"고도 했다.

그는 "'盧'와 같은 표기가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일부 신문의 '협량'에서 비롯됐다는 일각의 해석을 믿지 않는다"면서 "글자 수 하나로 함축이 가능하다는 점 등 편집자의 고충을 모르는 건 아니나 대통령을 표기하는 제목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해보자"고 했다.

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