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과학고, 졸업앨범 CD롬에 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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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너희들과 헤어진다는게 너무 섭섭해….영원히 함께 하고 싶었는데.모두 성공해서 웃는 얼굴로 다시 만나자.”(편집후기중)

“고교시절은 악몽(?)과도 같았지만 아름다웠어.친구들이 있었으니까.우리는 멋지게 꿈을 펼칠 수 있을거야.보고프면 언제든지 연락해.”(3학년5반 양승윤)

졸업앨범에서 봄직한 장면들을 고교 졸업생들이 스스로 생생한 화면과 음성이 담긴 CD롬타이틀로 만든 전자앨범 내용중 일부다.숭실대가 지난 2월 졸업생 앨범을 CD롬으로 제작한 적은 있지만 고교 전자앨범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지난 2월 한성과학고(교장 洪學淳)를 졸업하고 서울대에 나란히 진학한 전동환(컴퓨터공학과).양승윤(공학부).김현호(전기공학부)군과 다시 고교 교과서를 잡은 신동현군등 4총사.

이들은 대입시험을 치른뒤 아름다운 추억을 영원히 간직할 방법을 궁리하던중 앨범을 CD롬으로 만들면 훼손될 염려도 없고 정들었던 교정(校庭)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고 의기투합,지난 1월부터 작업에 들어갔다.

“겨울방학동안 거의 하루도 쉬지 못하고 학교에 나와 컴퓨터와 화상인식기 앞에서 작업에 매달렸어요.친구들의 사진과 글을 받아내는 일이 가장 어려웠지요.”

승윤이와 동현이가 CD롬 타이틀용 그래픽과 디자인을,동환이와 현호는 프로그래밍을 각각 맡았다.컴퓨터 다루는 솜씨는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는 이들 4총사는 전자앨범에 교가와 그룹 전람회의 '졸업',쇼팽의'왈츠'등 10여곡의 음악도 삽

입했다.

졸업생 1백44명의 개인사진은 종이앨범의 사진을 그대로 담았지만,친구들과의 정다운 모습과 교실정경등은 일일이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전동환군은“한성과학고.선생님열람.학생열람.만든이들등 4개 메뉴로 구성,사진을 클릭하면 바로 개인정보와 사진.음악등을 들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제작비용은 친구들에게 1만5천원씩을 거둬 1천장을 찍었다”고 말했다. 〈양영유 기자〉

<사진설명>

학창시절 추억을 한장의 CD롬타이틀에 담은 한성과학고

졸업생'4총사'양승윤.신동현.전동환.김현호(왼쪽부터 시계방향)군이

전자앨범을 띄워 놓고 환하게 웃고 있다. 〈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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