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소비심리학>백화점 통로 오른쪽에 인기매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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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소비자들이 백화점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매장에 들어선뒤 오른쪽으로 돌까,아니면 왼쪽으로 돌까.

본사 시장조사팀은 지난 7일 오후5시부터 한시간동안 서울 그레이스백화점 2층 숙녀 캐주얼매장으로 들어서는 소비자들의 진행방향을 관찰했다.

이제까지의 속설(俗說)에 따르면 사람은 회전운동을 할때 시계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여기에는 대체로 세가지 가설이 있다.

대부분이 오른손잡이다 보니 몸체의 중심을 잡기 위해 오른손을 바깥으로 휘젓다가 시계반대 방향을 택한다는 설,심장때문에 신체의 왼쪽이 다소 무거워 자연히 축방향에 가까운 왼쪽으로 돈다는 설,오른쪽 눈이 왼쪽보다 더넓게 볼 수 있어 방어본능에서 잘 안보이는 왼쪽을 보기위해 왼쪽으로 돈다는 설등이 그것이다.

실제로 슈퍼마켓등에서는 이 원리를 이용해 고객들이 시계반대 방향 한쪽으로 돌도록 동선을 배치한다.하지만 의류매장등의 경우는 멈추는 지점별로 체류시간이 길기 때문에 사정이 다르다.양측으로 골고루 돌아야만 매장전체가 고객을 접할수 있다는 것이다.

조사결과 2층매장으로 들어선 고객 5백49명 가운데 2백90명이 왼쪽,2백59명이 오른쪽을 택했다.왼쪽이 근소하게 많은 편(약 53%)이었다.

그레이스백화점 관계자는“왼쪽이 다소 많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우리가 원래 계획했던대로 거의 반반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만족해했다.이 백화점에서는 매장배치 당시 왼쪽으로 도는 고객이 너무 많을 것에 대비해 매장에 진입하는 바로 오른쪽에 유명 인기제품을 둬 소비자들의 시각을 포착하고,또 오른편 공간을 상대적으로 조금 더넓게 배치해 소비자를 유도하는 전략을 써왔다는 것이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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