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매력적인 전문가모델, 고가품 광고엔 빼어난 용모보다 효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잘생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가운데 누가 더 비싼 제품의 광고모델로 효과가 있을까.

대개는“잘생긴 사람이 아닐까”하고 예측하지만 이같은 통념을 뒤엎는 조사결과가 최근 발표된 LG애드 대학생 광고대상 수상논문에서 나왔다.

'전문가모델 출연 광고의 효과에 관한 연구'로 가작을 수상한 성신여대 강상현씨등 3명은 실험집단에 대한 조사를 통해“고관여(高關與)제품(값이 비싸고 선택하기도 쉽지 않는 제품들을 일컬음)을 위한 광고에서는 매력적인 전문가보다 비매력

적인 전문가들이 더 효과가 크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그림참조〉

보통 저관여제품은 라면.휴지처럼 대체로 값이 싸고 제품선택을 위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상품,고관여제품은 컴퓨터.가구.자동차등 신중한 선택을 필요로 하는 상품들을 말하는데 광고업계에서는 광고대상 제품이“저관여제품이냐 고관여제품이

냐”에 따라 각각 다른 광고모델을 쓰는 것이 원칙이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로는“저관여제품에는 가수.탤런트등 일반모델,고관여제품에는 교수.저명인사등 전문가들이 효과가 높다”고만 알려졌을 뿐 모델이 잘생기고 못생겼는지에 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광고업계에선 주요 광고모델인 연예인들의 용모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그동안 고관여제품의 광고모델로 전문가모델을 선택하되 가급적 연예인처럼 젊고 용모 또한 준수한 사람들을 모델로 골랐다.TV사회자등의 활동으로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전문가들,예컨대 O변호사.작가 K씨등과 같은 사람들이 이에 해당된다.

심지어 이같은 원칙을 무시하고 전문가 대신 탤런트.가수등 유명한 빅모델들을 고관여제품의 모델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번 논문과 관련,LG애드 관계자는“표본집단의 선정과 조사과정등 연구가 체계적이고 매우 설득력이 있다”며“아마 매력적인 전문가모델의 경우 소비자들이 제품보다 모델 자체에 관심이 끌리면서 주의가 분산되고,일반 연예인과 같은 차원으로 인식되면서 신뢰도가 떨어져 이같은 조사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효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