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모험기업>1.엠아이텔-이 회사를 분석한다(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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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한 회사가 자금.기술은 물론 생산.유통등 기업활동 전반에 관한 모든 분야를 꼼꼼히 따져볼 정도라면 그 회사는 이미 벤처(모험)기업이 아닐지도 모른다.벤처기업은 아이디어와 투지,그것만을 밑천으로 하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위험(Risk)에 직면해 있다.'한국생산성본부 경영컨설팅사업부'의 도움을 얻어 이들 벤처기업의 경영상태를 분석,경영의 현안이 무엇이며 개선책이 무엇인지 진단한다. [편집자]

정보통신업계 만큼 시간경쟁이 치열한 분야는 없다.

엠아이텔은 바로 고객의 니즈를 먼저 읽고 경쟁사에 앞서 이를

사업화함으로써'시간경쟁 전략'에서 성공한 기업이다.이 기업이

벤처사업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네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창업 당시 경쟁사들이 문자호출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때

엠아이텔은 전국에 통용될 수 있는 무선호출기를 목표로 했다.창업자인

이가형(李佳炯)사장이 창업전 도.소매 유통을 하면서 고객의 니즈가

어디에 있는가를 먼저 파악한 결과

라고 볼 수 있다.

둘째,정보통신 제품이 시장에 최초로 도입될 때 초기의 성능에 대한

평가가 시장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설계단계에서

품질불량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고,품질검사공정을 컴퓨터로 자동

체크되도록 함으로써 공정품질의 안

정화를 달성했다.

셋째,제품 라이프 사이클이 짧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핵심 구매요인이

성능에서 가격,그리고 서비스로 급속히 이동된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었다.제품 출시후 2,3개월 이내에 초과이윤을 획득해 초기 투자자본을

회수하고,그 이후 생산공정이

안정화되면 협력사를 아웃소싱(Out Sourcing)해 생산기능을 이전함으로써

가격경쟁에 대비할 수 있었다.

넷째,종업원으로 하여금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을 분명히 갖도록 했다는

점이다.설립 초기에 스톡옵션제를 실시,직원에게 지분 45%를 이양했으며

현재 5% 정도는 새로운 엔지니어를 영입하기 위한 여유분으로 남겨놓고

있다.

고객 욕구의 변화에 전략초점을 맞춰 제품 아이템을 수시로 바꿔

나간다면 벤처사업으로선 성공할 수 있어도 계속기업으로 생존하기는

힘들다.현재 시장에 도입중인 시티폰 플러스와 PCS사업등이 시장 착근에

성공하면 규모경제를 달성할수 있

을 정도로 사업규모를 키우고 핵심부품은 자체기술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이와함께 시장의 변동 폭과 깊이만큼 현장에 그만한 자율권이

부여돼야 한다.

정보통신만큼 혼란과 비전을 동시에 갖고 있는 분야도 드물다.끝이

보이지 않는 정보통신분야에서 21세기를 대비한 중장기 비전을 세워야

하고 비전을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전략의 성공 여부는 기회의

선점에도 있지만 얼마나 일관

성있게 집중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기본에

충실하면서 남과 같아선 안된다”는 李사장의 경영철학이 전방위 공격과

방어가 필요한 정보기술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김익택〈한국생산성본부 경영컨설팅 전문위원〉

<사진설명>

김익택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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