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쿼터>줏대없이 춤추는 심판 호루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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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심판의 호루라기가 춤을 추고 있다.

프로농구 각팀이 심판들의 경기운영 미숙과 심판잣대의 무원칙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사실 전반기 리그가 진행되는 동안 프로농구 심판들은 경기장을 호루라기 경연장으로 전락시켰다.치열한 몸싸움과 스피디한 경기운영을 위해 채택한 3심제는 혁명적인 변화다.

그러나 심판들은 마치 호루라기를 불지 않으면 심판이 못되는양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파울을 잡아냈다.그러다보니 경기흐름이 끊기는 것은 다반사고 자유투가 1게임당 20점을 넘어서는 결과를 빚기에 이르렀다.

프로농구에서는 경기방식만 쿼터제를 도입했을뿐 종래의 경기시간(40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다만 공격제한 시간이 30초에서 24초로 줄어들었을 뿐이다.

아마추어에서도 평균 20~25초에 공격이 이루어졌고 30초위반은 한 경기에 1개가 있을까말까 할 정도로 드물었다.

결국 24초룰의 도입외에 달라진 것은 별로 없고 심판과 선수들의 마음만 조급해졌다.이때문에'스코어 인플레'만 심해져 올스타전의 득점이 1백40점을 넘어섰다.감독들이 아우성친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후반기 들어서는 반작용으로 이번에는 웬만하면 호루라기를 불지 않는 쪽으로 바람이 부는 것같다.

워킹이나 몸싸움등의 거친 파울은 그냥 넘어가는 경향인데 그 결과 각팀은 외국용병에 대한 특별보호책을 세우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이러다보니 심판이'불어야 할 것은 안불고,불지 말아야할 것은 분다'는 불만이 팽배하고 있는 것이다.

심판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다.그의 역량에 따라 음악의 질이 좌우되듯 심판의 경기운영 실력이 명승부를 낳는다.

KBL이 공정성.투명성을 강조하며 종래의 심판들을 배제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경륜과 경험마저 잃어버리는 실수를 저질렀다.그 결과 심판진을 ▶15~20년의 공백기간을 가진 금융기관등의 명예퇴직자▶갓 교육을 끝낸 신인등으로 구성해야 했다.

심판들의 기구도 KBL에 소속돼있는데 일본.필리핀등은 심판협회가 독자적으로 구성돼 스스로의 권익을 지키고 있다.심판의 질적 향상을 기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한 때다. <방열 경원대 교수〉<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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