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쇠고기에, 다이옥신 검출에 악재 첩첩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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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호 28면

22일부터는 돼지고기도 원산지를 표기해야 한다. 최근 칠레산과 아일랜드산 수입 돼지고기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되면서 원산지 표시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민의 음식 돼지고기는 …

다이옥신은 쓰레기를 태울 때 많이 나온다고 하는 맹독성 물질이다. 기준치 이상을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생식기능이나 성장발달에 지장을 가져올 수 있다. 정부는 시중에 유통되는 국내외 돼지고기에 대해 샘플 검사를 하고 있는데, 칠레산 돼지고기가 이 검사에서 적발된 경우다. 아일랜드산은 아일랜드 정부가 다이옥신 오염 사실을 공개하면서 국내에서도 수입분에 대해 검사가 실시됐다. 아일랜드산은 감자탕 거리로 쓰이는 뼈 부분이 주로 수입돼 원래 검사 대상이 아니었다. 다이옥신은 삼겹살 등 지방층이 많은 정육 부분에 침착되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뼈까지 검사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수입 뼈에 대해서도 검사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산 쇠고기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산 돼지고기 생산단체들은 비상이다. 단기적으로는 큰 타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장기적으론 최대 30% 이상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돼지고기 수입도 갈수록 늘고 있다.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올 9월까지 수입량은 17만324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늘었다. 수입 돼지고기가 국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같은 기간 34%에서 36%로 증가했다. 최대 수입국은 미국·캐나다·칠레·프랑스·오스트리아 순이다. 가장 많이 수입하는 부위는 단연 삼겹살. 전체 수입량의 57%를 차지한다. 삼겹살 수입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오스트리아와 프랑스다. 돼지 뱃살인 삼겹살은 돼지 전체의 10%에 불과해 국내산만으로는 소비량을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응하는 방법은 고급화다. 브랜드를 만들거나 사료를 차별화해 ‘국산 돼지고기는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것이다. 서민의 음식이던 돼지고기지만 가격만 놓고 보면 수입 쇠고기와 맞먹는다. 2006년 12월 1442원(100g기준)이던 삼겹살 값은 계속 올라 올 6월 2117원(하나로클럽 9개 평균 가격)을 기록할 정도로 비싸졌다. 현재 국내 돼지고기 브랜드는 700여 개다. 소비자를 위한 시민모임(소시모)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의 의뢰를 받아 돼지고기 우수 브랜드 인증 사업을 벌이고 있다. 소시모가 인증한 돼지고기 브랜드는 지금까지 19개. 생산공장의 청결도, 육질 등급, 사료의 질 등을 따진다.

좋은 돼지고기는 선홍색을 띠고 윤기가 난다. 고급 돼지고기 가운데는 쇠고기처럼 마블링(지방질이 고기 사이에 눈꽃처럼 퍼져 있는 형태)이 돼 있는 것도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돼지고기는 창백하고 탄력성이 떨어지며 육즙이 많이 나온다. 소시모의 김정자 소비자권익실장은 “특이한 성분을 넣은 사료를 먹였다는 돼지고기가 시중에 많이 판매되고 있지만 실제 그 성분은 전체 사료의 3% 미만에 불과하고 돼지 특유의 누린내를 없애주는 기능을 주로 한다”며 “그보다는 얼마나 믿을 만한 브랜드인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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