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인터넷 감시‘황금방패’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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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내년부터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모든 정보를 감시하는 시스템을 가동한다.

중국 관련 정책·업무를 관장하는 대만의 대륙위원회는 11일 중국 정부가 ‘진둔(金盾·황금방패)’이라는 이름의 인터넷 감시시스템을 연말까지 완성하고 내년에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공안부가 1998년 9월 “불순분자들로부터 국가안전을 지키기 위해선 인터넷 정보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기한 지 10년 만이다.

지난해 1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지도부 집단학습이 끝난 뒤 “인터넷을 사회주의 정신문명 건설의 도약대와 공산당 선전 도구로 만들기 위해서는 인터넷 환경을 깨끗하게 청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보안·감시 시스템 구축 문제는 중국 지도부의 비상한 관심사다.

대륙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기초조사를 거쳐 2003년 본격적인 시스템 개발에 들어가 2006년 1차 시스템을 완공했다. 이어 이달 중 중국 내 모든 인터넷 정보흐름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2차 시스템을 완성한다. 중국 정부는 이 프로젝트에 모두 8억 달러를 투입했다.

이 시스템은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 등 주요 대도시에 1만여 개 감시 서버를 설치해 네티즌의 댓글은 물론 채팅 내용까지 실시간 감시할 수 있다. 여기에 종사하는 인터넷 공안 인력만 베이징 4만 명을 포함, 전국적으로 3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또 해외에서 중국 정부나 기업 서버에 접속해 정보를 빼려는 해킹도 방어한다. 중국은 최근 10년 동안 인터넷 감시활동을 강화해 정부에 비판적이거나 사회불안을 유도한다고 판단되는 웹사이트 20여 만 개를 폐쇄조치했다.

대만 자유시보(自由時報)는 10일 “진둔 시스템은 국가안보보다는 인터넷에서의 반정부 활동 감시가 주목적이며 언론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네티즌 개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가능성도 커 중국의 민주화를 크게 후퇴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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