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복제 실험 막아야 종교계 적극저지 나서- 천주교 주교회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종교계가 인간복제 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시작했다.한국천주교 최고의사결정기관인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鄭鎭奭)는 7일 인간복제 실험을 금지하는 법을 마련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국회와 행정부로 우송했다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에게 보낸 청원서에서“최근 각국에서 성공한 것으로 확인된 포유류의 복제실험은 기술적으로 인간 복제도 가능함을 시사한다”고 전제하고“우리나라의 생명공학 수준에 비춰볼 때 인간복

제관련 실험을 금지하는 법의 필요성이 절박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청원서는 또“인간복제는 인간생명과 인격의 존엄성 뿐만 아니라 가정의 질서까지 파괴해 사회적으로 엄청난 악폐를 몰고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교회의는 앞으로 일반 신도들을 대상으로 인간복제를 금지해야 하는 신학적 이유.포유류 복제과정과 문제점등을 담은 소책자를 발간해 배포하고 이 문제에 관한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회장 朴鍾淳)도 이 문제와 관련,“인간복제는 자연의 질서를 인위적으로 조작함으로써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를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KNCC 총무인 김동완(金東完)목사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인간복제가 이뤄질 경우 그것은 인간의 복리향상에 기여한다는 과학의 본분을 넘어서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기획국장인 법민(法敏)스님도“인간은 물질인 몸과 정신인 마음의 상대적 작용으로 생성되는데 특정 방법으로 복제한다는 것은 순리를 파괴하는 행위”라며“앞으로'깨달음의 사회화'운동에서는 복제반대운동에 중점을 두겠다

”고 말했다. <정명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