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권숙일 신임 과학기술처장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관료들한테 이끌려 다니는 장관이 되지는 않겠습니다.과학자로서 과학계에 몸담아 오면서 나름대로 느낀 문제점을 소신 있게 해결해 나갈 생각입니다.”

권숙일(權肅一)신임 과학기술처장관은“최근 과학기술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이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밝혔다.그는 특히 “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국가가 솔선해 과학기술투자에 앞장서야 한다”면서 이럴 경우 자연스럽게 과학자들의 사기도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權장관은 기초과학 진흥론자로 알려진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의 구분이 무의미한 시대”라며 산.학.연(産學硏)의 연계강화를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이중 특히 대학의 경우 이공계 연구인력 대부분이 몰려 있으면서도 지식이 기업계나 연구계와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5일 오후 후배교수를 위해 신입생(서울대 자연대)대상의 일반물리학을 대강(代講)하다 입각소식을 접했다는 權장관은 향후 1년(그는 자신을 金대통령 정부의 마지막 과기처장관으로 생각하는 듯했다)동안 정든 연구실을 떠나게 되는 것이 가장 섭섭하다고 말했다.또 그간 전혀 하마평에 오르내린 일도 없이 장관으로 발탁된데 대해“과학기술계 인사를 기용해 과기행정을 제대로 펴 볼 기회를 주자는 임명권자의 의지가 담긴 것 아니겠느냐”고 자평했다.하지만 일부에서는 서울대총장선거에 두 차례나 출마하는 등 강렬한'참여'성향을 보여 온 것을 두고 나름대로 웅지(雄志)를 키워 왔던 게 이번에 장관자리로 연결됐다는 분석도 있다.그 자신이 노(老)과학자인 權장관은“미국등 선진국과 달리 우리 과학계는 조로(早老)현상이 심한 편”이라며 과학자들이 오래 기여할 수 있는 여건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창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