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남편과 함께 하는 아침산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오전7시 동네모임 친구들과 부부 동반해 근교에 있는 광교산을 오르기로 했다.이른 시간이고 날씨가 쌀쌀해서인지 등반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자연보호차원에서 승용차는 입구 지정된 장소에 주차하고 시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산입구

까지 가야 한다.

산을 오른다는 것이 조금은 힘이 들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산길을 오르다보면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실 수 있다는 것이 너무도 상쾌하고 기분좋았다.

하지만 평소에 운동량이 부족한 탓인지 중간쯤 오르자 숨이 차고 너무 힘들었다.우리 일행은 준비해간 오이를 먹으며 잠깐 휴식을 취했다.이 산엔 여러 개의 등산로가 있는데 우리는 제일 힘든 코스를 택해 더 힘이 들었다.산을 오른다는

것은 역시 정상에 서는 쾌감 때문이라 했던가.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인근 주변을 모두 굽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겨울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주는 것같다.

일상에서 느끼는 혼탁함,질시와 반목도 없는 그저 의연한 자태로 무언의 스승이 돼주는 산.산의 찬미가를 부르고 싶다.

산중턱 약수터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내려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산아래 보리밥 집에 들렀다.갖가지 나물에 청국장을 넣어 맛있게 비빈 보리밥의 별미와 막걸리 한잔이 어우러진 맛이란….어린시절 주식(主食)으로 먹던 보리밥과는 또다른 별

식이라고나 할까.

평소 등산만큼 좋은 운동은 없다는 남편의 주장에 동감하며 생활의 활력소를 찾기 위해 우리는 또다시 산에 오를 것이다.

양영숙〈수원시권선구고등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