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母기업 다우존스 경영부진 칸회장 자리 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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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월스트리트 저널을 발행하는 다우존스사는 언론인 출신을 줄곧 최고경영자 자리에 앉혀왔다.그러나 최근들어 기자출신 피터 칸(54)다우존스 회장이 경영부진으로 자리를 위협받고 있어 화제다.

특히 이를 두고 다우존스사 안팎에서는 언론인 출신을 최고경영자 자리에 앉히는 오랜 전통을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그의 귀추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다우존스사 의결주의 70%를 보유한 밴크로프트가(家)의 일부 인사들은 최근 활황 증시에도 불구하고 다우존스의 주가가 침체를 면치못하고 있는데 대해 공개적으로 불평을 하고 나섰다.경영상태를 호전시키지 못할 경우 물러나라는 압력이다.

지난주 미국 대기업의 주당 수익률 순위를 보면 다우존스는 16개 언론.출판사중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이어 끝에서 두번째였다.지난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1%에 불과했다.

다우존스사 경영부진의 주범은 전세계 증시 관계자들이 사용하는 리얼타임 전자뉴스 데이터 시스템인'텔레레이트'다.91년 16억달러에 사들인 이 경제정보망은 로이터.블룸버그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93년부터 95년까지 설치

대수 증가율을 보면 로이터가 45%(17만5천여대→25만4천여대),블룸버그가 60%(3만3천대→5만3천대)인 반면 텔레레이트는 7%(9만8천여대→10만6천대)에 불과했다.칸 회장은 지난달 텔레레이트에 6억5천만달러를 투자한다는 결정

을 내렸으나 아예 매각하는게 나을 것이라는 주장이 많다.그밖에 다우존스가 보유한 경제전문TV망과 19개 지역신문 체인인 오터웨이 신문사,지난해 ITT사와 공동구입(2억7백만달러)한 뉴욕지역 방송국 WBIS+도 수익전망이 어두운 상황

이다.

칸 회장은 21세때 월스트리트 저널에 입사,주로 아시아지역에 주재하면서 뛰어난 취재력과 주옥같은 문장력으로 명성을 날렸고 퓰리처상까지 받았던 기자출신.71년 인도.파키스탄 국경분쟁 취재때 본사에서 신변안전을 우려,철수지시를 내렸으

나'지시문 받지 못했음'이라는 회답을 보낸뒤 취재를 계속한 일화도 있다.

80년대초부터 본격적인 경영인의 길로 들어선 그는 재혼한 부인(캐런 하우스)역시 월스트리트 저널의 워싱턴 주재기자 출신으로,현재 다우존스사의 국제담당사장을 맡고 있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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