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사무직.자영업 청산 기능대학 입학 신현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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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사무직 월급쟁이 생활도,자영업도 너무 힘들었어요.”

3월 춘천기능대학 전기기술과에 입학하는 신현일(申鉉一.35.춘천시온의동529의5)씨.

아내와 11세 딸을 둔 申씨는 오랜 고민끝에 뒤늦게나마 전기기술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그는 80년 고교졸업후 5년동안 운수회사 사무직으로 일하다 89년 사설 어린이집을 운영했다.풍족하지는 않았지만 단란한 가정을 꾸리기엔 별 손색이 없었다.그러나 불황 탓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어린이집 원생이 줄기 시작,운영이 어려워졌

다.급기야 올해는 수지타산을 맞출수 없어 아예 원생을 모집하지 않았다.확산되고 있는 명예퇴직.감원분위기 탓에 새 직장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건설회사에 다니던 형(42)이 지난해말 회사의 부도로 레미콘회사에 재취업했으나 이 회사마저 감원분위기에 휩싸여 좌불안석이라는 얘기를 지난 설때 들었다.

명예퇴직하고 놀고 있는 친구들이 주변에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한 것도 申씨의 마음을 움직였다.그는 공부하는 2년간 주독야경(晝讀夜耕)해야 한다.호구지책으로 밤에는 독서실 운전기사로 나서 월 60만원을 받기로 한 것이다.

부인도 보험설계사로 생업일선에서 뛴다.

그는“2년후 기술사자격증만 따면 그래도 노후걱정은 없지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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