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생각합니다>무분별한 사냥에 당혹감 수렵금지 해제하지 말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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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얼마전 승주 쌍암의 친구집에 있는데'타-앙'하고 총소리가 두어번 들렸다.친구에게 무슨 소리냐고 물었더니 새잡는 엽총소리라는 것이다.수렵금지가 해제돼 새를 잡느라고 연일 총소리가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며칠전 지역뉴스는 순천만 갈대밭

으로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온 철새들이 무분별한 사냥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새.토끼.노루.멧돼지를 사냥하는 그들이 분명 배고픈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그렇다면 취미생활로 총질을 해 생명을 앗아가는 일을 서슴지 않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금수와 같은 동물들도 자신의 생명에 애착을 가질 것은 뻔한 이치다.

길을 가다 총을 멘 한두명이 길가에 서성대는 것을 왕왕 목격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휴대폰만 있다면 당장 고발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이제 시골 어디를 가도 꿩소리를 들을 수 없다.토끼의 모습도 볼 수 없다.동물원에나 가야 그들의 모

습을 본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동틀녘에 꿩이 울어대는 소리를 들어볼 수 있으려면 생명을 앗아가는 소리가 사라져야 한다.밤마다 불법으로 산길을 오가는 불빛과 엔진소리 역시 들리지 않아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농작물 피해를 호소하는 농민들의 진정이 있을 때까지 수

렵금지를 해제해서는 안된다.

김영식<전남광양시중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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