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것 없어" 아랍 언론들 반응 냉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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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제출하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4일 연설을 통해 미국의 이라크 정책을 설명했지만 아랍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대다수 아랍 언론은 이번 결의안 초안에 연합군 철수시기가 명시돼 있지 않다고 불만을 표현했다. 아랍연맹의 암르 마무드 무사 사무총장은 "결의안이 통과돼도 아랍국이 이라크 주둔 다국적군에 참여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24일 말했다.

범아랍 일간 알하야트는 사설에서 이번 결의안 초안이 "주권이양의 일정을 재확인하고 미국 주도 다국적군 주둔의 정당성을 부여할 뿐 아랍권의 이라크 재건 참여를 유도할 만한 미국의 입장변화는 없다"고 25일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아랍 언론은 "특별한 것이 없다"며 실망감을 표현했다. 이라크와 관련해 중대한 발언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반응이다. 한편 미국의 결의안에 대해 중국은 즉각 환영했으나 프랑스는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새 결의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셸 베르니에 프랑스 외무장관은 "진짜 문제는 권력과 주권 이양이 분명하고 완전하며 거짓 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이라크 주권 이양의 진실성과 현실성,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논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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