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게오르그 솔티 레코딩 반세기 기념 오페라 앨범등 속속 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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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올해 86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경(卿)이 데카 레이블과 전속계약 50주년을 맞았다.

그는 애초 피아노 반주자로 데카 레이블과 레코딩을 시작했다.2차대전중 스위스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게오르그 쿨렌캄프(1898~1948)와 베토벤과 브람스 소나타를 녹음했던 것.그후 46년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을 지휘하면서 50년

의 레코딩 대장정에 돌입하게 된다.

데카와 함께 한 레코딩 반세기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95년 9월 시카고심포니와의 공연실황을 담은 바그너의'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전곡앨범이 4장짜리 CD로 출시됐다.여기에는 바그너 오페라에 단골 주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바리톤 호세

반담(57),소프라노 카리타 마틸라(37)등이 참가했다.50주년 기념음반으로'명가수'를 선택한 것은 이미 그의 바그너 해석은 정평이 나있기 때문.

솔티경이 58년부터 64년까지 무려 6년에 걸쳐 완성한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3부작은 역사상 최초의'반지'전곡 레코딩으로 지금까지 최고의 명반으로 손꼽히고 있다.올해중 이 음반도 CD로 리매스터링돼 출시될 예정.

이밖에도▶베를린필하모닉과 녹음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틸 오일렌슈피겔''살로메의 춤'▶빈필하모닉과 녹음한 엘가의'수수께끼 변주곡',코다이의'헝가리 민요에 의한 변주곡',블라허의'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과 녹음한 톨스토이의'안나 카레리나'영화 사운드트랙(차이코프스키)▶모차르트의 오페라'돈 조반니'전곡앨범을 선보인다.

올 가을께 출시될'돈 조반니'는 지난해 런던 로열페스티벌홀에서의 실황 녹음으로'우리 시대 최고의 돈 조반니'로 불리는 바리톤 브라인 터펠,도나 안나역을 맡은 신예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이 주역을 맡았다.

한편 레코딩 50년을 되돌아보는 뜻깊은 해를 맞아 하비 작스의 도움을 얻어 집필중인 솔티의 자서전이 올해중 출간될 예정이다.

솔티경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음악원에서 작곡.지휘.피아노를 전공했으며 부다페스트 오페라 지휘자를 거쳐 잘츠부르크 음악제에서 토스카니니의 조수로 일했다.2차대전후 미군 당국의 부탁을 받고 뮌헨에서 베토벤의'피델리오'를 지휘,바이에른

국립오페라 음악감독으로 발탁되었고 이때부터 지휘자로 확실한 자리를 굳혔다.

그후 코벤트가든 음악감독,시카고심포니 음악감독,런던필하모닉 수석지휘자를 역임한 그는 2백50장이 넘는 음반을 녹음했으며 40편이 넘는 오페라 전곡앨범,2종의 베토벤 교향곡 전곡앨범을 발표했다.

그는 94년'카네기홀 프로젝트'라는 이름아래 젊은 연주자들을 모아 오케스트라를 조직,세계 순회공연을 가졌다.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교향악단에도 정년퇴직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하는등 취직난에 허덕이고 있는 젊은 음악가들을 돕

는데 발벗고 나섰다.하지만 그의 사전에 정년이나 은퇴란 말은 없다.그의 레코딩 대장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게오르그 솔티는 우리에게 여전히 살아있는 전설로 남아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사진설명>

레코딩 경력 반세기를 맞는 마에스트로 게오르그 솔티경.줄곧 데카

레이블의 간판스타로 걸어온 50년의 발자취를 기념하는

뜻으로'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실황앨범 출시와 함께'반지' 전곡음반이

CD로 재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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