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변화를 논하자 ③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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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쳐서는 안 될 것을 챙겨라

2009학년도 수능 성적 발표가 얼마 남지 않았다. 상위권 학생이든 중하위권 학생이든 학생들이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우는데 그 어느 입시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
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을 하나씩 챙겨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올해 입시의 특징은 수능 성적 변별력 확대, 논술 약화, 학생부 영향력 축소로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단편적인 생각이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함정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놓쳐서는 안 된다.
수능 성적의 변별력 확대는 수능 우선 선발제도의 확대가 주요 원인이다. 물론 수능 우선 선발 모형은 그 동안 변수의 역할을 했던 논술·면접 영역과 학생부의 영향력을 축소시킨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연세대, 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의 경우에는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연·고대 ‘가’군 수능우선선발 모집인원은 총 1499명으로 서울대 정시모집 인원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다. ‘나’군의 서울대 합격자 대부분이‘가’군에서 연고대에 지원하므로, 실제로 연고대 수능 우선 선발로 합격하는 학생들은 거의 서울대와 중복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 서울대 자연계는 지난해 1단계 수능100%로 3배수 선발에서 2배수 선발로 바뀌었기 때문에 중복합격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연고대로 실제 입학하는 인문계 학생들은 서울대 최종 전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부 학생을 제외하면 논술의 영향력을 절대 간과할 수 없다. 또 2009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를 제외한 상위권 대학의 학생부 실질 반영 비율은 당락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하위권 대학 중에는 여전히 학생부의 실질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들이 많다.
예를 들어 단국대의 경우, 학생부의 실질 반영 비율은 수능의 실질 반영 비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 정시 지원은 비슷한 점수대의 학생들의 밀집도가 높기 때문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교차지원의 흐름도 올해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수리 ‘가’형과 ‘나’형간의 표준 점수의 편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연계열에서는 교차 지원의 흐름이 중요한 변수가 된다. 특히 백분위 성적을 반영하는 대학에서는 당락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수리 ‘가’형 응시자는 자신의 수리 ‘가’형 성적에 가
산점을 환산, 수리 ‘나’형 응시자의 백분위 성적과 비교해 지원전략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입시에도 역사가 존재한다. 다시 말하면 2009학년도 입시도 결과적으로는 과거의 흐름과 비슷한 경향을 지닐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가장 현명한 자는 과거의 수많은 경험적 실패를 자신의 것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새롭게 전개되는 경향을 발 빠르게 읽어 내야 할 때지만 과거의 경향과 특성도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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