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에 막힌 ‘황새공원’ 조성은 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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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충북 교원대 황새복원연구센터가 1996년 7월 러시아와 독일에서 들여 온 황새 7마리로 번식한 황새들이 번식장을 거닐고 있다. [교원대 황새복원센터 제공]

충북 청원군 강내면에 있는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연구센터와 문화재청이 추진해온 ‘황새공원’ 조성사업이 예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7일 황새복원연구센터에 따르면 문화재청과 공동으로 청원군의 협조를 받아 ‘황새공원(총 면적 10만㎡)’ 조성을 추진 중이다. 황새공원에는 ▶연구시설▶황새 100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번식장▶ 박물관▶황새야생훈련▶특산물 센터 등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또 황새공원을 만들 경우 반경 2km이내의 농경지에서는 농약을 안쓰는 친환경 농법을 도입해야 하며 황새 먹이 공급을 위해 둠벙 등 물고기 서식환경도 만들어야 한다.

2004년부터 논의됐던 이 사업은 당초 총 사업비 300억원을 들여 추진키로 하고, 이가운데 문화재청이 70%, 충북도와 청원군이 각각 15%씩 내기로 하고 추진해왔다. 그러나 황새복원연구센터는 황새공원 착공을 위해 문화재청에 예산 지원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다.

따라서 청원군도 문화재청의 확실한 답변이 나오지 않자 사업추진을 망설이고 있다는 것이다. 청원군은 또 2006년말 예산 부담이 너무 크다며 난색을 표명했었다.이에 따라 올해까지 공원 조성부지를 확정하고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려던 이 계획이 상당 기간 늦어질 전망이다.

교원대 박시룡(57·생물교육과) 황새복원연구센터 소장은 “현재 학교 내에 있는 황새번식장이 작은 데다 AI(조류인플루엔자)등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황새가 집단 폐사할 가능성이 많다”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황새공원을 만들어야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또 “이 공원은 국제적 보호조류이자 천연기념물 제199호인 황새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에대해 문화재청 천연물기념과 최영호 담당은 “황새공원 조성사업은 멸종했던 천연기념물을 복원하고 환경을 보호하기위해 필요한 사업”이라며 “그러나 천연물기념 담당 부서의 연간 예산이 180여억원에 불과한데 황새공원 조성에 대규모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현재로서 황새공원을 만들기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특별 예산을 지원해주는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황새복원연구센터는 1996년 7월 러시아(새끼 2마리)와 독일(어미 5마리)로부터 황새를 들여와 복원사업을 벌여왔다. 현재 학교 내 번식장에서 황새 57마리가 자라고 있다.

텃새인 황새는 충북 음성군 생극면에서 마지막으로 한 쌍이 살았으나 1971년 수컷이 밀렵꾼의 총에 죽은 뒤 암컷이 ‘과부 황새’로 혼자 살다 1983년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져 1994년 죽고 말았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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