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환자 11% 약제에 耐性-재발 많아 완치까지 장기치료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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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결핵은 결코 잊혀진 질환이 아니다.보건복지부가 밝힌 국내 결핵환자는 모두 43만여명.매년 5천여명이 결핵으로 사망해 사망원인 제8위를 지키고 있다.이미 우수한 약제들이 개발돼 있음에도 이처럼 결핵이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는 약발이

듣지 않는 이른바 다제내성(多劑耐性)균의 출현 때문이다.최근 서울백병원 염호기(廉浩祺)교수팀이 86년부터 92년까지 이 병원에서 치료한 1천2백여명의 결핵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1%에서 두가지 이상의 결핵약에 대해 내성을 지

닌 것으로 밝혀진 것.

그렇다면 이처럼 다제내성 결핵균이 창궐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핵환자들이 의사의 처방대로 결핵약을 복용하지 않고 중간에 임의로 끊는 경우가 많은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현재 결핵은 결핵약을 6개월 또는 9개월간 매일 복용하면 완치가능한 것으로 되어있다.그러나 서너달 복용하다

보면 각혈이나 기침등 증상이 좋아져 완전히 치료가 끝난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게다가 결핵약은 한번에 입안에 털어넣어야 할 알약만 최소 14알이나 된다. 〈사진 참조〉

이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결핵약 복용을 귀찮아해 조금만 증상이 좋아지면 이내 복용을 중단하며 증상이 재발하면 그때 가서 다시 약을 먹기 일쑤라는 것.

이같은 과정을 서너차례 반복하다 보면 약제에 내성을 가진 결핵균이 출현하게 된다.이런 내성균을 억제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환자교육이 절실하다.다소 복용이 불편하더라도 초기치료때 확실하게 뿌리뽑겠다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투약전 결핵

균의 감수성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

결핵진단과 함께 무조건 약물을 복용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결핵균이 어떤 약물에 잘 듣는지 미리 감수성 검사를 해야한다는 것이다.만일 특정약물에 내성을 나타낸다면 그 약물을 제외한 약물로 결핵약을 구성해야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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