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프라를세우자><인터뷰>18.인사전통문화보존회 이호재 신임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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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83년 인사동에서 화랑을 개업한지 10년도 안돼 돋보이는 아이디어와 공격적인 추진력으로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정상급 화랑을 만든 가나화랑 대표 이호재(44.사진)씨가 지난달 임기 3년의'인사전통문화보존회'회장에 취임했다.

신임 이회장은 지난 91년 동네친목모임으로 출범한 이 보존회를 맡은 후 화랑협회가 있는 인사동 청남빌딩에 처음으로 사무국을 마련하고 상임국장을 채용하는등 의욕적으로 일을 벌일 채비를 하고 있다.

이회장은 차량이 점령한 인사동 거리를 사람들에게 돌려주면'인사동 살리기'의 절반을 이룰 것이라는 생각에서'인사동 차없는 거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회장은“보존회 회장이 바뀔 때마다'차없는 거리'이야기가 나왔지만 매번 실현되지 않은 것은 정책적인 문제를 해결할 만큼 실질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라면서“서울시와 종로구,문체부와는 이미 협의가 끝나고 경찰청의 OK만

남아있는 상태로 3월중에는 실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주말 차량통제를 위해 인근 재동초등학교와 풍문여고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문제도 교육청과 협의중이라고 덧붙였다.

이회장이 전임 회장들과 다른 점은 머릿속 구상 단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자문위원단까지 구성했다는 점.이 자문위원단에는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강홍빈 교수와 녹색교통소 임삼진 소장,최영도 변호사등 도시계획과 교

통.법률분야의 각계 인사 16명으로 구성돼있다.

차없는 거리와 함께 4월부터는 주말마다 주제별 이벤트를 만들어 축제분위기를 돋운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지난 88년부터 시작된 인사동 전통문화축제는 먹거리 중심으로 꾸며져 실패했다고 본다”는 그는“먹거리는 골목으로 몰고 큰길에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사람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축제가 벌어지는 주말에는 화랑 앞에 설치미술 개념의 천막을 설치하고 여기에 다양한 문화상품을 파는 좌판을 설치해 국적없는 노점상들의 자진 철수를 유도할 예정이다.이와 함께 화랑이 문닫은 후에도 전시장에 조명을 해 유흥업소 네온사인

에 인사동이 묻히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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