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캐피탈 세터 이동엽이 리시브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인천=김진경 기자
4일 오전 인천 인하대 캠퍼스 내 스포츠단 체력단련장. 좁은 공간에서 11명의 선수가 운동기구를 올렸다 내렸다 하며 가쁜 숨을 토해냈다. 흰색 셔츠만 같을 뿐 반바지는 제각각이다. 정체를 모르는 사람에겐 대학 선수들의 개인 훈련으로 보일 정도다.
# 인천에 둥지 튼 서울팀
연고지가 서울인 우리캐피탈은 지난달 인하대에 훈련 캠프를 차렸다. 드래프트 등으로 선수는 뽑았지만 창단작업이 급히 진행돼 훈련장을 못 구했다. 수도권 인근 기업체 연수원을 수소문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한양대 서울캠퍼스 체육관은 너무 커 계약을 취소했다. 잠은 인하대 내 초빙교수 숙소인 게스트 하우스에서 자지만 식사가 문제였다. 훈련 스케줄 탓에 아침·점심은 교내 식당을 이용한다. 김남성 감독은 “체계적인 훈련에 필요한 칼로리는 저녁 때 밖에 나가 고기로 보충한다”고 귀띔했다.
# 유니폼 없는 ‘외인부대’
김덕윤 사무국장이 훈련 도중 박희상 코치에게 귀엣말을 했다. 유니폼 문제였다. 현재는 셔츠에 새겨진 ‘우리캐피탈’ 글자가 같은 팀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전부다. 김 국장은 “모기업과 구단의 CI 작업이 지체돼 유니폼 준비가 늦었다. 박 코치에게 연말까지는 주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경제 불황 탓에 창단 작업 차질에 대한 우려가 일었다. 김 국장은 “내년까지 배구단에 소요되는 예산 90억원은 배정했다. 한국배구연맹(KOVO) 가입비 4억원은 냈고, 연고지 사용료 20억원의 1차 지급분(3회 분할납)도 이달 내 지급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 창단 첫해 돌풍 큰소리
훈련 강도는 만만치 않았다. LIG손해보험에서 이적해온 손석범·이동엽은 근육통을 앓았을 정도다. 매일 5시간의 훈련 중 80%는 체력에, 20%는 기술에 맞춰져 있다. “5세트를 버티고도 남을 체력”이 김 감독 지론이다. 라이트 손석범, 세터 이동엽에 국가대표 센터인 신인선수 신영석, 내년 5월 상무를 제대하는 리베로 이강주까지. 주전멤버 구성은 그럴듯하다. 1990년대 성균관대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 감독은 “시범경기보다 내년 8월 컵대회에 맞춰 훈련한다. 첫 시즌인 다음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도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천=정회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