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紫陽 재평가 요구 거세질경우 재기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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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중국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가장 큰 잘못으로 지적되는 것중의 하나는'6.4 천안문(天安門)사태'다.鄧의 사망과 함께 이 천안문 사태에 대한 공과(功過)시비가 다시 불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사태의 여파로 권력중심

부에서 밀려난 자오쯔양(趙紫陽.사진)의 복권 가능성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89년 당 총서기직을 맡았던 趙는 후야오방(胡耀邦)과 함께 鄧의 최측근 인맥으로 차세대 후계자로 거론되던 인물이었다.그러나 89년 5월 胡의 사망을 애도하는 추모대의 민주화 시위가 확산되면서 전개된 천안문 사태는 그의 실각을 직접

불러온 계기로 작용했다.

趙는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과 비상계엄 선포,군대 동원등을 주장한 리펑(李鵬)에 맞서 유화적인 방법을 동원할 것을 주장했지만 결국 실패해 실각하는 운명을 맞았다.

천안문 사태 이전에도 趙는 정부가격 고시제 철폐를 주장하는 등 템포가 빠른 개혁을 주도해 당 내부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결국 趙는 사태발발 40여일만에 당총서기직을 장쩌민(江澤民)에게 내주고 92년 공산당 중앙위 전체회의를 통해 가택연금 처분을 받아 지난해까지 외부출입이 제한됐다.

현재까지 趙의 상황이 특별히 나아져간다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江을 중심으로 한 새 권력층이 아직은 천안문 사태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趙의 추종세력이 아직 당 내외에 잔존하고 있는데다 鄧의 사망이라는 권력 핵심의 공백기를 타고 천안문 사태에 대한 재평가 요구가 거세질 경우 그의 복권작업은 의외로 빠르게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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