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협매장 똑같은 쇠고기 값은 2배 차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서울송파구성내동에 사는 주부 金모(37)씨는 집 근처 축협중앙회 매장에 들렀다가 같은 품질의 쇠고기를 값을 다르게 해 파는 것을 보고 놀랐다.

똑같은 등심 1등급인데 매장 한쪽에서는 ㎏당 3만2천원에,다른 한쪽에서는 2만6천원에 팔고 있었던 것이다.갈비는 3등급의 경우 ㎏당 2만7천원과 1만4천원으로 값 차이가 2배에 가까웠다.한가지 특이한 점은 비싼 것은 일반육,싼 것

은 정부수매육이라는 표시가 붙어있었다.

축협관계자는“정부가 쇠고기값을 낮추기 위해 산지에서 수매한 것을 즉시 냉장상태로 시장에 방출하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예전에는 산지 소값이 떨어질 때 수매해 냉동상태로 보관해 두었다가 도시의 쇠고기 소비자

가격이 오르면 방출했는데 최근에는 산지 소값은 내리는데 도시의 쇠고기값은 떨어지지 않자 산지 소값도 떠받치고 쇠고기값도 떨어뜨리는'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이례적으로 수매와 방출을 동시에 하고 있다.

산지 소값(5백㎏ 수소 기준)은 현재 2백47만7천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3백19만5천원에 비해 22.5% 떨어졌으나 쇠고기 소비자가격은 등심 5백기준으로 같은기간중 1만원에서 9천원으로 10%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축협 관계자는“쇠고기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도매시장에서 비싸게 산 쇠고기를 손해를 보고 정부수매육 가격에 맞춰 싸게 팔수는 없어 이처럼 2중가격을 시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축협 매장에서 파는 쇠고기 가운데 정부수매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10%.정부예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매와 방출에서 손해보는 것이 가능하지만 생산자 이익단체인 축협으로서는 나머지 90% 물량을 정부처럼 손해를 보고 팔수 없다는 것이

다.

농림부관계자는“현재 방출물량이 한우고기 전체 유통물량의 2~3%선에 지나지 않지만 앞으로 수매.방출물량을 늘려 소비자가격이 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축산시장 전문가들은“정부수매육의 방출물량이 어차피 한계

가 있기 때문에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정육점에서는 값싼 정부수매육을 사다 종전 가격으로 팔아 마진폭을 늘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기원 기자〉

<사진설명>

축협중앙회 매장의 정부수매육 판매 값이 일반육 판매장보다 20%이상 싸

소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방정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