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 사망-중국 권력지도체제 대변혁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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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베이징=문일현 특파원]중국의 최고실력자 덩샤오핑(鄧小平)이 19일 오후9시8분(한국시간 19일 오후10시8분)베이징(北京)301의원에서 노환으로 서거했다.92세.

이로써 78년12월 당(黨)제11기 중앙위 3차전체회의(11기3中全會)에서 마오쩌둥(毛澤東)의 후계자 화궈팡(華國鋒)을 실각시키고 실권을 장악,개혁.개방노선을 표방하며 근 20년간 중국을 이끌어온 '덩샤오핑 시대'도 마감을 고하

고 역사의 한 장으로 남게됐다.

중국의 한 고위소식통은 이날 “鄧이 301의원에서 치료를 받던중 끝내 의식을 회복치 못한채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鄧은 지난 춘절(春節.구정)이전 건강이 급속히 악화돼 중국 고위지도자들이 이용하는 301의원에 입원,치료를 받아왔

으나 14일 이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鄧은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과 리펑(李鵬)총리가 주축이 되는 현집단지도체제를 설계한 장본인인데다 오는 10월 당.정.군 주요 핵심부에 대한 대대적 개편을 앞두고 있어 중국권력 핵심 지도체제내

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江주석과 李총리등 현중국지도부는 그동안“1백년간 동요없는 개혁.개방정책 수행”을 대내외에 수차례 천명해왔으며 당내 보수파 역시 개혁.개방정책의 성과와 정책지속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있어 중국의 현

정책기조는 큰 변화는 없을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국유(國有)기업의 경영합리화 조치에 따른 대규모 실업,피폐한 농촌경제,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이해상충,연안과 내륙.계층간 소득격차 심화등 여러가지 모순과 불만들이 표면화될 가능성도 있고 그동안 鄧의 권위에 눌려 목소리를 내

지 못했던 보수파들이 이같은 부작용을 들어 개혁파와 본격적인 권력분쟁을 일으킬 우려도 배제할수 없어 향후 중국 정세가 주목된다.특히 중국의 권력 향배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군부가 현지도체제에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江-李체제

안정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鄧은 78년 제11기 3중전회에서 실권을 장악,81년6월 6중전회에서 당중앙군사위주석,82년 정치국상무위원직을 맡아 중국을 통치해왔으며 89년11월 당 제13기 5중전회에서 당.국가 중앙군사위주

석직을 江총서기에게 승계한후 공식적으로는 은퇴생활을 해왔다.

<사진설명>

생전의 덩샤오핑

지난 78년부터 근 20년간 중국을 이끌어온 최고실력자 덩샤오핑의 생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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