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舊 여행사들간 시장주도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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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최근 대형 여행사들 사이에 여행업계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롯데.코오롱.한진등 대형 여행사 3사는 지난 12일 일간지에 연합광고를 게재했다.그동안 이들 3개 회사가 내부적으로 일부 상품을 공동판매한 적은 있지만 광고를 함께 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광고 내용은 5개 여정의 유럽상품,3개 대양주 상품,1개 미주상품등 일부 여행상품을 소개하고 있다.이들 회사는 또“특급호텔 이용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건전한 여행문화 정착을 위해 앞장서겠다”는 다짐도 담고 있다.

연합광고를 낸 3개 대형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그동안 여행업계의 고질적인 가격경쟁을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온누리.삼홍.씨에프랑스등 3대 신흥 대형 여행사측은 “이번 연합광고가 신흥 대형 여행사들에 시장을 잠식당한 3개 여행사가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는 신호탄의 성격이 짙다”고 해석했다.이들 신.구 대형 여행사 사이의 갈등은 8

9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촉발된 여행사들의 광고전과 격심한 가격경쟁에서 비롯됐다.광고전을 앞세운 신흥 여행사들의 도전에 기존 대형 여행사들은 시장을 나누어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광고전 결과 여행사들의 수익이 악화된데다 지난해 8월 신흥 대형 여행사들이'여행 과소비'를 견제하려는 세무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을 계기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당시 신흥 여행사들은 롯데.코오롱.한진등 기존 대형 여행사들이

빠진채 신흥 여행사 위주로 세무당국의 조사를 받은데 대해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지난해 11월말에는 여행도매인협회(약칭 여도회)에서 탈퇴한 신흥 대형 여행사 대표들을 주축으로 여행사최고경영인협의회(여경회)가 설립되기도 했다.이같은 갈

등이 어떠한 행로를 보일지 여행업계의 첨예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고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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