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노건평씨가 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와 구치소로 향하는 차에서 눈을 감고 앉아 있다. [최승식 기자]
홍 사장은 2005년 2월부터 노씨에게 접근했다. 세종증권 매각을 추진하던 세종캐피탈은 농협이 증권사를 인수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로비를 맡을 적임자를 물색했다. 정 회장과 절친한 노씨가 로비 대상 1순위였다. 홍 사장은 곧장 정씨 형제를 연결 고리로 선택했다. 홍 사장은 고향이 같은 정화삼씨의 동생 광용씨를 통해 노씨를 소개받았다. 그는 광용씨와 함께 김해시 진영읍에 있는 노씨의 집으로 찾아가 “세종증권 인수를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노씨는 정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인수에 힘써 달라”고 말했다. 이즈음 홍 사장은 광용씨에게 로비 착수금 5억원을 건넸다. 광용씨는 이 중 1억원을 노씨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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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계약이 체결될 때까지 노씨는 수차례 청탁을 받게 된다. 홍 사장은 2006년 1월까지 노씨를 수차례 찾아가 “일이 성사되면 사례하겠다”는 취지를 전했다. 동시에 정화삼씨도 노씨에게 부탁을 했다. 노씨는 2005년 6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정 회장을 직접 만나 세종증권 인수를 부탁했다. 한 달 뒤인 2005년 7월 초 농협은 내부적으로 세종증권을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는 내부 보고서를 작성했다. 2006년 1월 농협은 세종증권을 1103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홍 사장은 약속한 성공 사례를 정씨 형제에게 건넸다. 29억6300만원이 든 예금 통장이었다.
김승현·정선언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